<시리즈> 컴퓨터 주변기기 역수입 무엇이 문제인가 (상)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로 수출된 컴퓨터 주변기기가 일부 업체들에의해 대량으로 역수입되면서 국내 유통질서가 어지러워 지고 있다. 더욱이얼마전까지만해도 한번 역수입되는 물량은 1천~2천대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1만대 규모로 확대추세에 보이고 있어 컴퓨터 주변기기의 역수입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컴퓨터 주변기기의 역수입실태와 업계에 미치는 영향, 해결방안 등에 대한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현재 국내에 역수입 되는 컴퓨터 주변기기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비롯 CD롬 드라이브,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FDD), 메모리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해외에서 국내 유통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모든 컴퓨터 주변기기는 거의 대부분 역수입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한해동안 국내 유통시장에서 유통된 역수입제품 물량은 대량 25%정도에 달한다. 특히 올해 들어선 역수입에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일부 대기업까지 가세하고 있는 데다 1회 역수입 물량이 대형화양상을 보이면서 전체 유통물량의 30%이상이 역수입 제품이라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컴퓨터주변기기가운데 10대당 3대이상이 역수입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코 적은수준이 아니다.

역수입이 초래하는 부작용은 여러 가지다. 무역역조를 부추김으로써 국가경제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국내 정품 유통업계에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을 유발한다. 또한 중간판매상 및 컴퓨터 조립업자들은 가격이 싼 역수입을우선 취급하게 되므로 정품 취급점과 역수입 취급업자로 공급선이 이원화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유통구조의 혼란을 초래한다.

게다가 삼성전자, LG전자등이 수출제품의 국내유입을 막기위해 그동안 역수입 제품에 대해 국내 정식 유통제품과 똑같이 적용해 오던 2년 무상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을 단축하거나 폐지하는 등 차등 서비스를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를 모르고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역수입 행위가 초래하는 갖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속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정식 수입통관을 거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수입하므로 법적으론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근절도 어렵다는게 업계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역수입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지능화되는 추세이다. 구미나 동남아시아로부터 정식 통관을 거쳐 수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수출될 물량이비행기 또는 선박에 선적되기 전에 수출입 서류조작을 통해 다시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기업들에 의해 역수입된 제품들은 컴퓨터상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전문 유통사에게 여신으로 공급된다. 공급된 제품은 이들 업체에 의해꺾기 등의 방법으로 시중 유통가격보다 5~7% 싼 가격으로 대량 유통되는데현재 K사, S사, H사, A사 등 6~7개 회사가 깊이 관련돼 있으며 이들 중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어쨌던 컴퓨터 주변기기의 역수입은 규모면에서 뿐아니라 수법이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강력한 단속없이는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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