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정환 LG반도체 부회장

LG반도체가 발표한 미디어 프로세서사업 강화전략은 확실한 타깃시장을 정해 비메모리제품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그동안 D램 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비메모리사업을 강화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껴온 게 사실이다. 정작 이 분야를 대표할 수있는 세계수준의 기술과 간판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의이번 미디어 프로세서 주력 육성방안은 한층 주목을 끌고 있다.

문정환 LG반도체 부회장은 이와 관련, 『그동안 중장기 전략으로 램버스D램(RD램) 등 초고속 메모리와 ASIC사업을 양대 축으로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트윈전략」과 마이크로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특화제품을 출시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스타전략」을 추진해온 터라 이를 기반으로 MPACT와 같은 세계적인 경쟁우위 제품을 앞세워 미디어 프로세서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문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미디어 프로세서 집중 육성방안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미디어 프로세서는 컴퓨터에서 CPU를 보완하는 코프로세서의 일종으로멀티미디어의 진전에 따라 활용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시장추이를 고려할 때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을 위해서 ASIC과 로직분야의 설계 및 공정기술이 광범위하게 응용되며, 궁극적으로는 반도체기술의 「시스템 온 칩」화 경향에 따라 메모리와 비메모리,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는 멀티미디어 통합반도체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선점할 경우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확신한다.

-비메모리사업 강화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나 기술축적 방안은.

▲93년 이후 D램 초호황시 모든 업체들이 D램에만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우리는 착실히 비메모리사업 역량을 갖춰왔다. 물론 생산이야 수익성을 위해 D램 위주로 진행했지만 비메모리 연구를 위한 해외 R&D센터의 설립, 선진 벤처기업과의 제휴, 영국 비메모리공장 진출 검토, MPACT 및 하이사운드IC 개발 등도 모두 이 시기에 나온 것들이다. 특히 비메모리사업 전개에서 국내업체간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어차피 세계적인 경쟁력 없이는 사업을 항구적으로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PACT와 자바프로세서는LG 비메모리사업의 주력제품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비메모리사업 강화를 위해 별도의 FAB를 건설하거나 아남-TI의 관계처럼 해외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계획은.

▲현재 구미공장에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1만장 규모의 비메모리 전용 FAB이 있고, 청주 1, 2공장에서도 ASIC 등을 생산해 오고 있다. 또한 미디어 프로세서 전용생산라인으로 설계중인 영국공장이 99년 본격가동되면 첨단 비메모리 생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비와 FAB 투자비용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업체간 전략적 제휴는 앞으로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LG는 실리콘밸리 등지의 벤처기업들과 손잡고 첨단 비메모리 개발 및 생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추세인 데 올해 경영실적을 어떻게예상하는지.

▲사실 우리는 지난 연말에 가격하락을 사전에 인지, 최악의 시나리오를마련해 대비해 왔다. 하지만 전년대비 80%에 이르는 급격한 가격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약 1천7백억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했고, 차세대 공정기술을 통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최근 D램 경기가 다소 활기를 되찾고 있어 올 연말에는 작년만큼은 못돼도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안정적인 수익은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LG가 간판제품으로 내세우는 MPACT 및 RD램관련 시장공략 계획은.

▲MPACT는 내년에 9백만개, 98년 1천5백만개, 99년 2천7백만개의 시장이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이달부터 양산에 나서 앞으로 월 1백만개씩생산, 세계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할 계획이다.

RD램은 현존하는 D램 가운데 가장 빠르다는 강점에 힘입어 내년에 4천만개, 98년 1억개 등으로 급성장, 2∼3년 후에는 가장 큰 메모리시장을 형성할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LG는 연말부터 월 1백만개 규모로양산에 들어가 세계시장의 30%를 공급하는 주도업체로 부상할 예정이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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