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런 영화 미학으로 일세를 풍미한 이탈리아의 노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84세)가남과 여의 만남과 사랑에 대한 인생론적인 정의를 내렸다. 다소 명쾌하지 않아 불만일지 모르지만 사랑의 진실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구름저편에」 비정형의 실체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구름 너머 저편쪽 세계를 향해 때로는 불꽃으로, 때로는 경배하듯이 접근해 갈 뿐이다.그렇다고 실망하지는 말라.당신이 삶에 지치고 상처입은 떠돌이로 구름 저편의 환상을찾듯이 그 누군가 또 다른 존재도 유성처럼환상을 향해 다가올 것이니까.
영화 <구름저편에>는 중풍으로 쓰려져 십년 넘게 전신 마비 상태인 인토니오니 감독의 최후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그래서 그런지 작품의주조는 비록 사랑을 다루고 있더라도 그 바탕에는 체념을 통한 삶과의 화해가 깔려 있으며 무소욕(無所慾)의 눈으로 인간의 풍경을 완상하고자 하는 노작가의 정신적 피로가 짙게 묻어난다.
평소 작품구상을 위해 준비해온 감독의 단상노트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이 영화는 4개의 에피소드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그리고 그 뼈대 사이에 감독 자신의 분신으로 보이는 극중 중년감독(존 말코비치 분)이 흐름을 이끌어내고 시각을 통일시키는 역을 맡는다. 이러한 배역은 영화가 스스로 영화임을 드러내는 자기 반영성의 장치이자 관객들에게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 「생각하는 카메라」의 임무를 하게 한다.
제1화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여성을 몸을 거부하는 플라토닉 러브를 그리고 있다. 마치 중세적 순결미가 고풍스러운 전원도시의밤을 가득히 채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2화는 중년 영화감독과 한 소녀의 돌연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를칼로 12번이나 찔러 살해한 소녀(소피 마르소)의 불안하면서도 반항적인 눈에 사색하는 중년의 침묵이 깊게 파고든다.
제3화는 젊은 여자와 늪같은 불륜에 빠져든 남자의 3년을 담았다.질서와무질서, 윤리와 욕망을 대비시키는 구성에 주목할 점이 있다.
그리고 제4화는 내일이면 수녀원에 들어갈 여자를 절망적으로 쫓아 다니는청년의 사랑을 그렸다.끝없이 내리는 밤비 속에서 열망에 들뜬 청년의 눈빛이 모든 대사를 압도한다.장 르노, 뱅상 페레, 이렌느 야곱, 소피 마르소 등유럽 스타들의 섬세한 연기를 한 자리에서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맛볼작품이다.
<소설가 박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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