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냉장 하냉동」 방식의 냉장고가 사용자들의 고정관념의 벽에 부딪히고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월드베스트 시리즈의 하나로 출시한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는 기존 냉장고의 냉장실과 냉동실 위치를 역전시키고 냉장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는 대대적인 판촉공세에 힘입어 출시이후 한때 매월 6천∼7천대가 팔리며 판매비중이 기존 동급모델과 거의 동등한 수준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고올 들어선 주력용량인 4백∼5백ℓ급에서의 판매비중이 30%선으로 뒷걸음질치며 당초의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는 상냉장 하냉동 방식이 냉장실 음식물을 꺼낼 때 허리를굽힐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스타일에 오랫동안 익숙해온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사용습관의 벽을 깨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위보다는 아래를 내려보는 습관과 냉동식품은 무조건 위에 넣어왔던 가정주부들에겐 정반대로 바뀐 냉동실, 냉장실 위치가 오히려 낮설고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한 서랍식 냉동실은 불필요한 냉기방출과 음식냄새가 섞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바람직한 시도지만 일반적으로 정리보관을 하지 않는 사용습관으로 인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저장식품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서랍을 일일이 열어봐야 한다는 번거로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제품을 상품화하기 전에 다양한 종류의 소비자 조사과정을 거쳐 최상의아이디어를 반영하지만 조사응답시와 실제 구매행태 사이에 가로놓인 고정관념과 사용습관이란 장벽은 여전히 가전업계 상품기획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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