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통신대란 (6)
김지호 실장은 버릇처럼 방금전 보았던 시계를 다시 보았다.
16:03.
벌써 처음 상황이 발생한 지 3분 정도가 지나고 있었다.
30만 회선이 넘는 통신망이 3분 동안 죽어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전례가없는 고장이었다. 재시동을 걸고 있는 자동절체 시스템이 정상으로 동작된다면 즉각 절체가 자동으로 이루어지겠지만, 시스템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고장개소를 복구하거나 30만 회선을 모두 수동절체하는 방법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지호 실장은 모니터 앞에서 장애출력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는 한 과장을불렀다.
『한 과장, 동대문지점과 영등포지점 시외교환기 상태를 확인해봐. 상태가어떤가.』
『동대문 시스템은 점유 불가입니다. 영등포 시스템은 비상회선으로 계속통제 가능합니다. 부하율이 높아 시스템이 상당히 불안합니다. 통화량의 전반적인 흐름이 집중국인 광화문 쪽에서 차단되어 전국의 통신망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각 시외교환기 운용실에 긴급사태 발령해. 그리고 자동 부하차단기능 걸고. 필요하다면 강제로 호 제한시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사람을 찾는다. 가장 용이한 전화의 수화기를 들게 되는것이다. 몇 해전 중공기가 불시착해 실제상황으로 경보가 발해졌을 때 호 폭주현상이 일어나 서울 시내의 통신망이 두절된 사례가 있었다. 교환기로 일시에 많은 부하가 걸리면 교환기는 호 처리를 못하고 시스템다운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지금도 통신망의 장애로 이용자가 상대방과의 통화가 용이치 않자 재차 수화기를 들게 되어 교환기의 부하율을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지호 실장은 광 전송장치의 운용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화면으로 바꿔광 운용실을 모니터로 연결했다.
전송시설의 모니터에 트래픽의 흐름도가 나타났다. 호 폭주로 인하여 각장치마다 붉은빛의 가시경보가 번쩍거리고 있었다. 비디오 폰의 키를 누르자전송실의 정 과장 모습이 나타났다.
『정 과장, 사고 원인 파악됐나?』
『예, 실장님. 아직 고장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 시험 중에있습니다.』
『처음 출력된 장애가 뭐였나?』
『침수경보였습니다.』
『침수경보?』
『예, 그 다음에 화재경보가 떴습니다.』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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