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넷스케이프 탈PC 선언- 공룡MS 사냥 나섰다

인터넷의 맹주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인터넷검색SW "내비게이터"의 활용범위를 네트워크컴퓨터(NC).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비롯, TV세트톱박스.휴대전화.비디오게임기로까지 확장시켜 가기로 한 것이다.

넷스케이프는 이를 위해 미 IBM.오라클, 일본 닌텐도.세가.NEC.소니 등과제휴를 맺고 "내비오 커뮤니케이션스"를 설립, 내비게이터 애플리케이션의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스케이프의 짐 클라크 회장과 내비오의 웨이 옌 사장의 목표는 내비게이터를 웹(WWW)과 연결되는 각종 가전기기에서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비디오게임기를 통해 인터넷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액정디스플레이(LCD)화면이 장착된 휴대전화를 통해 이동중에도 주식시황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시도는 물론 넷스케이프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미국의 뷰콜.웹TV등이 유사한 제품을 개발중에 있고 이미 출하단계에 와 있는 제품도 있다.

이외에 휴대형 컴퓨터 운용체계(OS)개발에 주력해온 지오워크스가 인터넷으로의 사업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넷스케이프가 이들보다 우월한 점은 그동안 내비케이터를 개발하고 꾸준히개선해오면서 축적된 SW와 하드웨어 통합 등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점이다. 내비오는 내년부터 새로운 내비게이터의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넷스케이프의 탈PC전략이 여러가지 조건을 계산에 넣은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가전부문을 비롯한 비PC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PC가 전가정의 3분의 1에 보급돼 있는 데 반해 TV는 거의 모두가 소유하고 있다. 단순 수치상으로도 내비게이터의 이용 잠재력이 3배나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현재의 고기능PC보다 가격은저렴하면서도 이용은 쉬운 가전기기를 인터넷접속기기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 그래픽스(SGI)를 거쳐 넷스케이프를 성공으로 이끈 클라크회장은 내년이 가전기기와 인터넷의 연계가 급속히 늘어나는 원년이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가전부문에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배타적이었던 TV업계가 인터넷과의 접속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내비게이터는 이 점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넷스케이프의 이번 전략의 이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겨냥한 펀치가 숨어 있다. 넷스케이프는 최근들어 인터넷 검색SW시장에서 추격의 불을 댕기고 있는 MS의 행보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비PC부문은, PC의 구석구석까지 손을 뻗고 있는 MS도 아직까지 이르지 못한 미답지역. 넷스케이프로서는 OS를 기반으로 PC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MS를 비PC시장에서 치고 들어 가겠다는 의도다.

"이번 전쟁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넷스케이프의 관계자는 밝힌다.

MS에 별다른 어드벤티지가 없는 것이 넷스케이프로서는 한번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MS는 넷스케이프의 이번 공세에 대해 다소 놀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그러나 넷스케이프 스스로도 이번 전략으로 MS의 기세가 수그러들리라고 확대 해석하고 있지는 않다. 조만간 MS의 역공도 충분히 예견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의 접속여부는 다소 불확실하지만 MS도 이미 수년전부터 이와유사한 휴대기기의 개발에 매달려 왔다.

80년대 이래 어느 업체를 막론하고 MS를 배제한 PC시장 공략에서 성공을거둔 업체는 없었다. 애플 컴퓨터의 PDA "뉴턴"이 탄생과 함께 사양길을 걸었고, 제너럴 매직의 휴대단말기 OS "매직캡"도 비슷한 전철을 밟아 가고 있다. 다만 넷스케이프만 예외였다. 넷스케이프는 인터넷시장에서 MS를 경악케했고 현재까지도 MS로 하여금 추격의 진땀을 흘리게 하는 유일한 업체인 것이다.

그러나 넷스케이프의 이번 탈PC전략은 영업다각화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일면도 갖고 있다. MS와 달리 아직까지 안정기반을 확보하기 못한 이들로서는 만약 사업확장이 실패하면 인터넷에서 얻은 영화까지 사라지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넷스케이프가 인터넷의 성공을 기반으로 시작하는 이번 새로운 모험에서 패자의 자리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敗者로 전락, 역사속으로 사라질지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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