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키보드 배치 남북한 공동안 마련

남북한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키보드 자판배치 공동안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우리글(한글 자모)의 배열순서가 정해졌으며 2천1백개의 컴퓨터용어가 통일됐다.

중국 연길에서 열리고 있는 「96코리안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에 참석중인 남북한 및 중국대표단은 14일 오후 2시 폐막에 앞서 이번 대회 토론결과로 얻어진 자판배치와 자모배열순 공동안 및 컴퓨터용어 통일안 등을 골자로하는 합의문에 서명하고, 이를 즉각 적용할 수 있도록 남북한 당국에 권고해나가기로 다짐했다.

이날 합의된 내용 가운데 사상 최대 성과로 꼽히고 있는 자판배치 공동안의 경우 남북이 각각 제안한 것을 완전 절충한 새로운 안이 채택됐으며, 언어생활에 필요한 모든 현대어와 고어 4자(/·//순경음)의 표준 입력방법도제시, 민족문화의 뿌리를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벌식 기준의 이 자판배치공동안은 자음 14자, 모음 10자 등 24자와 복모음 2개(ㅐ/ㅔ), 쌍자음 5개(////) 등 모두 31자를 왼쪽에 자음, 오른쪽에 모음을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모배열순 공동안은 그동안 남북간 큰 이견을 보였던 시옷()과 이응()의배열을 「시옷 다음에 이응」으로 하고 고어 배열은 현대글 순서를 따르는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합의된 자모배열순 공동안은 혼란을 극소화하기 위해 그 적용범위를 부호계(한글코드)내부처리 분야로 국한하고 있다.

한편, 컴퓨터 용어통일안에서는 국제표준 ISO 2382를 기본으로 한 2천1백개 용어 가운데 90% 가량이 남북의 표기가 같아 통일안으로 채택했고, 약간의 차이가 있는 10%는 복수안으로 남겨 놓는 성과를 거뒀다.

부호계 공동안에서는 ISO 2022기반의 1바이트 부호계를 공동 연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난해 합의수준을 한 단계 높여 이 부호계를 직접 만들어 우리글 정보교환용(통신용)으로 쓰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밖에 다음 대회부터는 음성인식과 자동번역 등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언어문자처리 분야를 과제로 선정, 공동토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같은 장소에서 세번째 열린 이번 코리안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는 한국에서 25명(단장 서정수 한양대 교수), 북한에서 10명(단장 최기룡 조선과학기술총련맹중앙위원회 서기장), 중국에서 24명(단장 김영철 연변과학기술협회주석)등 각국 대표 59명을 비롯, 정부관계자 등 모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개막돼 사흘간의 일정을 거쳐 14일 폐막됐다.

한편 코리안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회측은 대회 운영방식을 일부변경, 내년부터 연구과제에 대해 공동노력의 결과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후 대회 개최일정을 마련키로 했으며 횟수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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