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전략과 향후 과제
최근의 급격한 발광다이오드(LED)시장 침체에 대해 업계에서는 두가지의상반된 시각을 보여왔다. 하나는 LED시장 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만간세트경기가 풀리면서 호황으로 돌아서리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LED시장은 이미 정점에 달해 앞으로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지금의 시장수요를 넘어서기는힘들다는 다소 비관적인 예측이 그것이다.
불황초기부터 팽팽히 맞서던 두가지 예측은 LED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고휘도·자체발광성·저가격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ED만이 가지는 고유특성으로 인해 시장수요가 급격히 감소되지는 않겠지만 더이상의 시장확대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존 LED응용제품의 시장수요는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고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기업의 채산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LED업계는 최근 시장변화에 대응한 전사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불황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의 대응방안은 크게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 △대량생산체제에서 소량다품종체제로의전환 △해외 현지공장 추진 및 생산량 확대 △기술개발·자동화 등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회복 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주로 한국전자·광전자 등 중견부품업체는 고부가제품 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해외 현지공장 설립 등 적극적인 공세로 맞서고 있으며, 주문형 LED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은 품질혁신·자동화 등을 통한 품질향상 및 원가절감 등 소극적인 방법을 통해 불황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사업다각화=한국전자·광전자·삼미기술산업·원광전자 등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중견업체들은 기존 LED관련 품목 이외에 고부가제품 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이런 사업변화는 LED램프 등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이 중국·동남아산 저가품에 밀리면서 더이상 경쟁력이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주로 포토커플러·포토다이오드·칩LED 등 상대적으로시장수요가 보장되는 첨단부품으로 사업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전자는올 하반기 들어 포토커플러·칩LED 시장에 신규 진출했으며 광전자 그룹의대표적 계열사인 광전자도 칩LED·칩다이오드 등 최신 표면실장(SMD)형 부품개발에 성공,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해외생산 거점 강화=한국전자·광영반도체·원광전자·유진전자 등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해외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등 해외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자는 태국 치앙마이市에 3천6백평 규모의 현지공장을 설립, 이달부터 LED관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광영반도체도 최근 연이은 LED시장의 불황으로 국내에서 더이상 채산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단, 말레이시아에 1천5백평 규모의 현지공장을 세우고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중국 대련에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는 원광전자, 방글라데시에 해외공장을가지고 있는 유한전자 등도 해외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일본 등지로의 직수출을 전략적으로 확대, 현재 30%를 밑돌고 있는 직수출 비중을 올해와 내년 사이에 50% 수준으로 높여 내수침체로 인한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기술혁신 및 원가절감=삼광반도체·동영반도체·삼성전관 등은 기술개발을 통해 실내 전광판용 LED모듈에 드라이버를 장착한 응용제품을 개발하는등 기존 제품에 기능을 보강한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관은 메모리와 다이내믹형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MD형 실내용 LED모듈을 개발, 시장공략에 본격 나섰고 삼광반도체는 복수의 모듈을 조합한복합형 모듈의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을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광반도체는 금형 등을 자체 설계·제작하는 등 기술개발을통한 고품질의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이런 변화는 시장타개를 위한 일시적인 방책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LED업계의 현안과제는 가격의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부자재 국산화문제다. 이는 자본과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결국 대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LED칩의 국산화 없이는 시장회복은 물론 일본의 조립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지적한다.
또한 장기적 불황에서 벗어나고 여타 대체소자와의 경쟁에서 이겨나가기위해서는 고기능·첨단화되는 디스플레이 세트의 다양한 요구에 즉각 대응하고 나아가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응용제품 개발 기술력을 제고하는데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도 기존 한두가지 제품의대량생산체제에서 소량다품종체제로 생산구조를 바꿔야 하며 주문생산에 의존하는 경영방침에서 탈피, 독자적인 기술혁신을 통한 적극적인 경영전략이필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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