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무선통신 기지국을 줄인다

휴대전화 가입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휴대전화 기지국이 늘어나면서 가입자들이 몰려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휴대전화 수요가 기존 설비를 통한 서비스를 압도하면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휴대전화 기지국 및그에 따른 안테나의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건물의 옥상 등 도시의 트인 공간은 휴대전화서비스용 안테나들이 점유할 지경이다. 게다가 개인휴대통신서비스(PCS)와 같은 무선서비스의 무한경쟁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모든 업체들의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안테나 수는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통신용 안테나의 홍수속에서 통신장비업체들은 도시인들이 안테나의 숲을 나무숲으로 착각하도록 위장하는 시대가 올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지국의 증설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드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최근 미국 통신장비업계는 고용량 안테나 개발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소업체인 메타웨이브 커뮤니케이션스의 「스마트 안테나」가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일반 휴대전화시스템은 세포같은 형태를 띠고 각 지역을 연결하는, 기능면에서 다소 뒤진 안테나를 사용한다. 이용자가 전화를 걸면 통화신호는 주파수별로 나뉘어 하나의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전달된다. 하나의 기지국에서는 대략 57개의 무선주파수 채널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휴대전화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한다. 기지국내에서 주파수가 많아지면간섭현상이 증가하고 혼선도 심해지게 된다. 주파수끼리 서로 섞이게 되는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기지국 및 안테나를 서비스범위에 맞게 원의 3분의1인 1백20도로 등분해 설치하라고 권유한다. 기지국별로 무선주파수를 분리·할당함으로써 다른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주파수와의 충돌 및 간섭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주파수 분리과정에서 각 기지국의 종합적인 서비스기능의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체 주파수의 3분의 1만이통화에 이용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들은 좁은 지역을 포괄하는, 보다많는 기지국을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미봉책. 이론적으로 완전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지국이 반경 1마일마다 하나씩 설치돼야하는데 설치기간은 물론이고 기지국 하나당 설치비용이 50만∼1백만달러가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메타웨이브는 휴대전화서비스와 관련, 통화기술 등 기존 기지국이 안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점부터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AT&T 벨연구소·US웨스트 등에서의 오랜 경험을 쌓은 메타웨이브의 더그 로딩크 사장은 기존의 휴대전화 네트워크 확대방법으로만 여겨지던 「멀티빔」 안테나시스템이 휴대전화서비스의 개선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플랫폼은 이미 기존 휴대전화의 한계점을 질적·양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은 바있다.

로딩크는 각 기지국의 안테나 주파수를 12등분, 즉 30도로 나누는 방법으로 통화의 품질을 유지시켰다. 그는 기지국 안테나의 송출범위를 작게 나눌경우 보다 좋은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정된 주파수를할당, 배분받는 기존 휴대전화 안테나들과 달리 이 방법은 주파수 스펙트럼을 12조각으로 완전하게 활용, 주파수를 하나도 희생시키지 않고도 통신이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핵심은 컴퓨터칩과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통해 효용성이 높도록 주파수를송출하는 데 있었다. 이를 통해 주파수들이 가능한 한 많이 구분되고 동시에주파수 조각을 통해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딩크는 충분한시험을 통해 이 시스템이 주파수 간섭을 4분의 1로 줄이면서 기능을 30% 향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다른 이점도 있었다. 빔을 통해 가입자의 휴대전화기에 집중 송출하기때문에 주파수 도달거리를 최대 1백50%까지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기지국 안테나가 더 넓은 범위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또 기지국 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 실험에서 기지국 수가 3분의 2로줄었다. 동시에 통화의 품질이 개선되고 전화의 불량접속 건수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메타웨이브의 멀티빔 스마트 안테나는 40억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PCS등 휴대통신 안테나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표준 플랫폼 후보로 자리잡아가고있다. 표준규격이 될 경우 미국 휴대전화산업협회(CTIA)가 추산하고 있는 미국내 1만9천개의 기지국에 이 시스템이 설치될 것이다. 이 숫자는 금세기 말까지 3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CS 기지국을 포함할 경우 최고10만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현재 메타웨이브에 이어 유사 안테나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메타웨이브의 기술이 아날로그방식이어서 이용폭이 좁다고 지적하면서이를 디지털기술로 전환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메타웨이브는 대부분의 디지털 플랫폼은 버그로 시달리고 있고 따라서 선호도도 높지않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즉 품질은 아직 높지 않은 데 반해 디지털 휴대전화 제품은 고가여서 완전한 디지털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메타웨이브는 이 기술이 기지국 안테나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으로일부 도시미관론자들만의 예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아날로그방식이 존속하는 한 자신들의 스마트 안테나기술은 계속 사용될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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