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문조합 활성화

李龍熙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 등 국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정책도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최근들어 무역자유화를 내걸고 출범한 WTO체제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확대가 이뤄진 반면 지역별 보호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조만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게 되면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들게 돼 다른 선진국들과 같이 투자촉진·지역개발·수출 및 특정 산업지원에 주력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나 관련 전문기관들은 새로운 국제경제 환경변화에 적응하기위한 경쟁력강화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경쟁력강화방안 중에 업종별 전문단체인 전국조합 또는 연합회의 활성화 방안이 없다는것이 아쉽다.

특히 업종전문 전국조합은 대부분 제조업을 하는 전문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제조업 경쟁력 확보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부와 중소기업간 교량역할을 수행하면서 중소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현재 전문업종별 전국조합은 1백48개, 연합회는 20개가 설립돼 있으며 나름대로 그 분야의 소속 중소기업편에 앞장서서 유기적인 협력으로 산업발전을 위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한 공동구매 및 공동판매를 위한 시장개척과 품목선정, 제품의 표준화 및 품질인증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기본의견을 제시하여 산업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발전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 전문조합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못함이 매우 안타까운 실정이다.

몇몇 일부 업종 전문조합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질적으로도 미흡한 조합이 있다. 이는 그 업종의 영세성보다 업종 전문조합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중소기업이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 판로확보에 있어 정부는 중소기업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통상산업부의고시에 의한 중소기업지원 대상물품인 단체 수의계약 또는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상의 설비기자재가 포함돼 있는 경우 이의 분리발주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그동안 수주능력이 취약한 우리 중소기업에는 더없는 바람이며 기업경영기반 강화에 다소나마 전념할 수 있게 됨으로써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생각해 이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아직도 금융관련 지원제도에 있어 관련제도가 20여개에 이르고 있지만 실제 이들 지원제도의 효과를 파악할 수도 없고 제도가 있는지, 어떻게활용하여야 하는지 모르는 중소기업이 있다. 불공정 금융관행도 여전히 있어중소기업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서 도산되는 사례가 있다. 또 인력난·기술난 등 해결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다행이 중소기업청이 설립됨으로써 일관성있는 정책수립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실제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가장 가깝게 밀착되어 활동하고 있는 업종 전문조합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자금·문제·판로확보 문제와 품질향상과 기술개발 문제 등의 해결 및 대기업과의 협조체제를 유도하는 역할 등은 그 분야의업종 전문조합이 어느 기관보다도 상세히 알고 있으므로 이들 조합이 말단에서 이같은 문제를 직접적이고 능동적으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도록 자립기반을 확보하고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일본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산업발전을 이룬 원동력은 업종 전문단체가 자기 몫을 다하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고 기업들이 협력한 결과라고 생각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소기업의 대변자는 업종별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될것이며 중소기업의 경쟁력강화는 업종별 전국 협종조합의 자립구축과 활성화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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