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제자 프롤로 판사의 명령으로 평생을 노틀담 사원에 갇혀 살아야 하는종지기 콰지모도는 너무 유명한 인물이다.어느 나라 어린이건 간에 동화로고쳐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꼽추>를 흥미진진하게 받아들이지않는아이가 없을 것이다.
꼽추의 몸으로 다람쥐처럼 대사원의 종탑을 오르내리는 콰지모도, 예쁘고정열적인 집시쳐녀 에스메랄다, 냉정하고 음흉한 압제자 프롤로가 엮어내는인간극에는 희노애락의 파노라마적 요소가 듬뿍 들어 있다. 문제는 이처럼익히 아는 고전을 새기법과 시각으로 재창출해 낼 때 어떻게 식상함의 함정을벗어나느냐에 있다.
그런 점에서 월트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의 특성을 십분 이용해 영화 전체에 날개를 달아준다. 시공의 제약, 중력과 관성의 법칙등을벗어난 신선한 자유를 맛보게 한다.
디즈니사의 3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노틀담의 꼽추에도 환상의 날개는싱싱하다.에스메랄다의 화려한 춤, 노틀담 사원의 동물 석상들이 보여주는 재기발란한 감초연기, 이미지합성으로 그려낸 군중신과 화염신 등은 디즈니 영화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한다.
또 한가지 비밀은 뮤지컬에 있다. 만화영화가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시각적리얼리즘을 청각의 도움을 받아 벌충한다. 즉 캐릭터들의 동작에 음률을 뷰여해 율동화함으로써 관람 도중에 끼어들기 마련인 이성(理性)의 간섭을 몰아내버리는 것이다.
영화는 만우제 축제의 날로부터 시작된다. 콰지모도는 프롤로의 명을 어기고 사원 밖으로 나가 축제 인파에 휩쓸린다. 흉칙한 생김새 때문에 만우제의왕으로 뽑힌 콰지모도. 그는 자신에게 친절한 에스메랄다에 반하고,프롤로의압제에 저항하다가 목숨이 위태로워진 그녀를 사원으로 피신시킨다.
에스메랄다를 처형하고 집시 무리들을 추방해 파리를 도덕적 타락에서구하겠다는 압제자, 헌신적인 사랑을 통하여 굴종과 노예의 삶을 벗어나 자기정체성을 찾게 되는 꼽추 종지기의 싸움이 끝없이 전개된다.
이는 부당한 권력의 압제에 대한 민중의 저항을 함축하는 것이다. 다만위고의 원작에서는 에스메랄다를 구하고 콰지모도는 죽지만, 디즈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슬픔보다는 기쁨을, 숙명보다는 희망을 선물하고자 하는디즈니정신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박상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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