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진공청소기의 고흡입력 경쟁이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다.
가전3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흡입력 경쟁에 돌입, 모두 4백70W급 제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올들어서도 최저 4백W급 이상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흡입력을 가장 중요한 판촉포인트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올들어 국산보다 흡입력이 강한 일본제품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면서국내업체들도 덩달아 흡입력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청소기 개발실무자를 중심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고흡입력 경쟁에대해 『우리나라 일반가정의 청소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불필요한 소모전』이라면서 『업체들이 「국내 최고 흡입력」이라는 판촉수단을 만들기 위해 고흡입력이 곧 고성능 청소기라는 식으로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지적했다.
즉 다다미 바닥인 일본가정에서 5백W 안팎의 고흡입력 청소기가 필요하지만 장판류가 대부분인 국내 가정에서는 3백∼3백50W, 카펫이 주종인 유럽가정에서는 2백W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최근들어 가전제품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확대적용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필요 이상의 흡입력 경쟁이결국 소비자가격 인상과 전기낭비를 유발하고 소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들이 흡입력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점을 이용, 일부 백화점에서는 수입청소기의 소비전력을 흡입력으로 알리고 있는 등 대부분 흡입력을 판촉무기로 삼는 사례가 많아 이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고흡입력 제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현실론을 주장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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