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동아리] 오리온전기 두루마리

극단 두루마리는 오리온전기에서는 사내 동아리이지만 경북 구미시민들에게는 문화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문화 전령사」라고 할 수 있다.

오리온전기는 구미공단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세계 랭킹 5위권의브라운관 제조업체. 연 매출만 1조원 규모의 거대기업이라 다양한 사내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사랑까지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은 연극모임인 두루마리가 으뜸이다.

지난 88년 구미청소년회관에 유치진 작 「조국」을 올리면서 시작된 두루마리(대표 박삼삼 제조3과 테스트1반)의 공연사는 화려하기만 하다. 88년 전국노동문화제 우수연기상, 89년 구미시장상, 90년 전국노동문화제 금상 등등.

현재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30여명은 모두 생산직 사원들. 하루 3교대근무를 해야할만큼 회사의 작업 물량이 넘쳐나 여가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문화 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구미지역의 문화 전령사답게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두루마리가 오리온전기뿐 아니라 구미시민들에게도 사랑 받는 까닭은 바로여기에 있다. 두루마리는 해마다 23차례의 정기 공연을 갖는다. 물론 일반인들의 관람이 허용되는 대외공연이다.생산직 사원들의 땀방울이 모여 이제는구미지역의 대표적인 중견극단으로 성장했다.

물론 창단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연극 공연의 막을 올리려면최소한 23개원간은 맹트레이닝을 해야하고 하루 34시간의 연습은 기본이다.

생산직 사원들이라 시간 확보가 쉽지 않고 연습장도 변변한 것이 없었지만「열정」만으로 해결했다.

이제는 회사차원에서 두루마리를 적극 지원한다. 한 해에 1천만원 이상을공연 연습이나 극단 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다.사내 복지관에 30평의 연습실도마련했다. 또 단원 전원을 같은 교대조에 편성, 이들이 한꺼번에 모여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두루마리 단원들은 연극에 고나한 이론과 실기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기 위해 연극협회 워크숍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재정 자립도를 높여 제작비에 구애 받지 않고 공연에 임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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