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광고대행사, 종합기획사 변신 몸부림

광고대행사들이 변신하고 있다.기업의 광고활동을 위해 잠시 손발을 빌려주던 광고대행사에서 시장조사·상품마케팅 등 종합커뮤니케이션 그룹으로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TV나 라디오·신문·잡지에 대한 광고뿐이 아니다. 시장조사를 비롯해 상품 마케팅,음반기획,CD롬 타이틀 제작, 심지어 인텔리전트빌딩 건설을 위한 건물설계 등 이들이 추진중인 일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95년의 경우 광고회사들의 잇따른 음반시장 진출이 있었고 올해들어서는 영화나 애니메니션, 캐릭터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들도 활발하다.

특히 올해들어서는 통신환경이 무르익음에 따라 사이버시장을 겨냥해 광고업체들이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국내 광고대행사들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자체에 전담팀을 마련하기 시작해 광고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상태다.

제일기획·대홍기획·금강기획 등 국내 대기업계열 광고회사들의 경우 이전담팀을 통해 지난 95년 관계사들의 홍보용 CD롬타이틀을 제작했고 올해들어서는 홈페이지 제작작업을 활발히 추진중이다.

최근들어서는 지능형빌딩의 건설을 위한 기획작업을 광고대행사가 수행하기도 하는데 금강기획의 경우 역삼동에 건립될 현대그룹의 인텔리전트빌딩건립을 위한 기획·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금강기획이 지난 4일 인터넷에 서울시청의 「사이버 시청」을 건립하는 등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업무 추진에 광고회사가 일익을 담당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이버 환경이 무르익으면서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고대행사들의 이같은 변화추세는 비단 국내뿐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의 메이저 광고회사들이 이같은 종합 커뮤니케이션그룹으로 변신을 시도한 상태다.

미국의 경우 광고업체들의 변신노력에 따라 합병과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내에서 세번째로 큰 옴니컴의 경우 지난 86년 도일 데인 버나크 그룹과 BBDO인터내셔널, 니드햄 하퍼 월드와이드 등 세회사의 통합으로 탄생된 업체. 지난 93년엔 연 13억달러의 수익을 거두는 TBWA 월드와이드를 인수했고 94년에는 그리핀 바칼을 인수했다.

마케팅과 미디어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의 전 영역을 조정할 수 있는 거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는 게 옴니컴의 인수합병 배경이다.

여러 기업들의 합병을 통해 광고회사 그룹들 아래에는 리서치·마케팅 등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회사들이 포진, 다방면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전세계에 걸쳐 광고업계가 이처럼 변신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광고산업의 성장 둔화. 자본주의의 대표시장이라 할 미국의 경우 유력 광고전문 조사기관들로부터 광고산업의 양적 포화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다양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사회 전분야에 걸쳐 종합 커뮤니케이션 매체로거듭나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로는 광고의 개념과 형태의 전면적인 재조정까지 요구되고 있다.

광고대행사들의 변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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