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지자체에 RDBMS 선정 위임

내무부가 지난 92년부터 추진해온 지방행정전산화사업이 관계형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 선정문제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 및 내무부에 따르면 내무부는 전국 시·군·구청에 국산 주전산기를 설치해 지방행정업무를 전산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92년 미국 잉그레스社 제품을 표준 RDBMS로 선정, 전산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그 표준을 포기하고 RDBMS 선정권을 각급 지방자체단체에 위임키로 방침을 전환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지방단체들은 자체 주전산기에 다양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를 탑재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서로 다른 DBMS 구축으로 주전산기간 상호조회 및 자료교환 등 연계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국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방세·민원행정·농수산정보·지역경제·지방재정 등 5대 지방행정업무의 전산화사업 자체에 큰 차질을 빚을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내무부가 이처럼 방침을 전환하게 된 것은 잉그레스가 美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에 합병되면서 잉그레스제품의 국내 공급권을 둘러싼 국내업체들간마찰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각종 문제가 속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내무부 관계자는 『주전산기 DBMS 문호 개방은 자치단체와 업계의견을 수렴해 취한 조치』라며, 『DBMS 다양화에 따른 행정업무 연계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관계형 DBMS로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미들웨어 등 이기종 DB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더라도 너무 다양한제품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욱이 내무부가 그동안 표준으로 권장해온 잉그레스 제품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지금까지 이 제품을 사용해온 전국 1백25개의 시·군·구 등이 잉그레스제품의 교체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킬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무부의 이같은 방침 전환에 따라 서울시 산하 각 구청은 자율적으로 오라클社의 제품을 표준으로 채택했으며,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주전산기4社는 이와는 별도로 컴퓨터연구조합을 통해 인포믹스 제품을 표준으로 공급키로 하는 등 벌써부터 각 지자체가 채택하는 DBMS가 다양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희영·함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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