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자들의 전화중에는 『정보 엑스포가 열린다고 하는데 전시장의 위치가 어디냐, 한번 가보고 싶다』는 문의가 의외로 많다. 물론 독자전화의빈도는 『인터넷 강좌에 등록하고 싶은데 가능한가』라는 것이 압도적이다.
인터넷은 이처럼 우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96년의 화두」이긴해도 정작 그 실체는 아직 일부 컴퓨터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96 정보엑스포」의사무총장을 맡아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이철수 한국전산원장을 만났다.
그는 우선 『이번 정보 엑스포가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50여개국이 참가, 호응을 받은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히고 『그러나국내 기업들의 인터넷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다소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원장에 따르면 당초 이번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대충 3가지를 전략적 지향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첫째는 박람회의 본질적 목표인 참여 기업들의 「월드 와이드」 홍보 강화를 겨냥했다.전세계 4천만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에 자사의 홈 페이지를 구축, 서비스하는 것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두번째는 기업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의 정서와 관계되지만 자료의 데이터베스화가 절대부족한 것을 보완하자는 취지였다.엑스포에 참가하려면 주변의 사소한 정보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수집 정리해야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DB구축환경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원장이 내심 가장 중시했던 것은 세번째인데 그것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지역별 계층별 정보화 수준의 격차를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정보화가 낙후된지방지역에 공공시설을 갖추고 여기서 인터넷을 통한 박람회에 지역주민들이자유롭게 접근하고 새로운 문화환경에 적응해가는 기반을 조성해주자는 것이다.
이원장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두번째 전략까지는 만족할만한 성과가 예상되지만 지역별 계층별 격차 해소라는 마지막 목표에는 다소 미흡한 것이아쉽다』고 말하고 주된 이유는 『기업들의 협조가 부족해 재원 투입이 어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전산원은 정부 산하기관이다.행정전산망을 비롯,각종 국가기간전산망의 기술적 운용 감리를 총괄한다.얼마전부터는 차세대 정보사회의 핵심으로떠오른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전산원은 이때문에정부와 민간의 전산환경을 동시에 조명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이원장은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과 관련,현재 당면하고 있는 최대 과제중의 하나는 역시 지역간 계층간 격차해소라고 지적했다. 도시의 일부 학교에서는 펜티엄PC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농어촌에서는 아직도 286PC가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도시의 기업인들은 일정 수준의 정보 인프라를 통해컴퓨터 통신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돈이 되는 정보 습득이 가능하지만 지방에서는 이마저도 인프라부족으로 접속이 쉽지 않다.
이원장은 『국민은 누구나 똑같은 교육 행정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갖고있다』고 말하고 『정보 인프라의 차이로 인해 이것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면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화 사회의 인프라를 모든 지역 계층이 함께 향유하려면 그 터전 마련은 결국 정부의 몫으로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자치제 실시 1주년을 맞아 공과를 가리는 논란이 한창인 요즈음지역 정보화의 마스터 플랜 없이 현재와 같이 지자체별로 정보 인프라 구축을 각개약진할 경우 오히려 격차가 더욱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원장은 이에대해 『정부가 도시 농촌 어촌등 지방 자치제의 성격별로 정보화 행정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각 지역에 보급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전산원은 지난해부터 세계화추진위원회와 함께 이같은 시범사업을 펼쳐 강남구와 광명시에 구축을 완료했고 올해는 어촌등 농촌지역을선정,모델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부문의 정보산업 경쟁력에 대해서는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부문이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이를집중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원장은 또 『인터넷의 확산으로 네트스케이프등 인터넷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새로운 정보산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미국기업이고 우리는 자체 개발 엄두도 내지 못한채 기술과 제품을 도입하는데 급급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개발자들의 기술수준도 본궤도에 오른만큼 예컨데 비영어사용권인 한자문화권이고 구미와는 사회환경이 전혀 다른 아시아국가들이 연합,이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인터넷 HW SW를 개발하는 것도 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철수원장은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쳤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력서에는 68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학력이 기재돼 있다.
군인으로 출발해서 정보통신 전문가로 인생 항로를 변경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이원장은 육사 출신으로 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민간부문으로 「전향」한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지 육사 졸업시 교수 요원으로 차출돼 「공부」를 계속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명 동아일보사장(전체신부장관)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원장의 유일한 취미는 낚시이다. 군복을 벗고 민간사회에 뛰어든 80년대초 적응이 어려워 벗으로 삼은 낚시는 지금까지도 가장 친한 친구이며 요즈음에도 한달에 한두번은 부인과 함께 전국의 낚시터를 찾는다.
<이택기자>
이철수 한국전산원장 약력
.1968년 육군사관학교
.1972년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 졸
.1980년 한국과학기술원 박사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1982년 한국데이타통신 올림픽사업단장 행정전산사업본부장. 상무이사
.1992년 데이콤 종합연구소장
.1993년 한국전산원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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