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업도 있어요] 사이버 큐레이터

큐레이터(Curator)는 화랑이나 박물관에서 미술품 전시기획이나 섭외 등을 담당하는 미술분야의 전문 직종이다. 미술계 최신 조류를 분석하거나 화풍, 예술가 성향분석등을 주로 담당한다.

전시회 기획이나 판매, 미술품 가격책정에 대한 전반에 걸친 내용도 큐레이터만의 고유한 영역이다. 미술품 전시와 관련된 총괄적인 기획자 혹은 PD 역할을 하는 직업인셈이다. 당연히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과 작품활동을 통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 대인관계, 매너등 기본적인 소양을 갖춰야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소위 「사이버 공간」이 등장함에따라 큐 레이터 앞에 「사이버」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새로운 직종이 탄생했다.

인터넷 전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진혁팀장(28).

사이버갤러리에 전시하는 각종 미술품을 관리하는 큐레이터다.

이팀장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전시할 미술품을 기획하고 발굴한다는 의미에서 큐레이터중에서도 「사이버 큐레이터」라는 직종으로 불려지는신종직업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이진혁씨가 사이버 큐레이터의 길을 걷게된것은 중앙대사진과를 졸업하고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하면서 부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시회나「구본창 개인전」, 「한국사진사 흐름전」등 각종 전시회 기획이나 제작에참여하면서 큐레이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사이버갤러리가 실제화랑이 하지못하는 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하는데다 미술사나 작가성향, 미술사조, 컴퓨터에 능통한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이 미술이라는 문화상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장으로각광받고 있다"고 말하는 이팀장은 전통적인 큐레이터직과 더불어 가상공간에서 전문적인 큐레이터직을 수행할 사이버큐레이터 수요도 갈수록 늘것이라고 한다. 이미 자사에서 시도한 버추얼갤러리 사진회화전시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정황을 판단해볼 때 디지탈화된 화면이 대중들의 눈이 익숙해져있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과 버추얼갤러리가회화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화랑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할것으로 예상됩니다."

큐레이터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이나 교과과정이 없고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이 없다는 것이 큐레이터 직종 양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존재하고있다. 이팀장의 경우에도 개인이 갖고 있는 노하우 하나만으로 큐레이터라는자신의 직업을 일궈냈다.

사이버 큐레이터는 미술이라는 문화상품을 효과적으로 연출해야하는 직업인 만큼 전문적인 화가들과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해 접근해오는 대중들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연출자적인 역할을 견지해야한다. 미술은 기본이고 컴퓨터와 컴퓨터소프트웨어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도 겸비해야한다는 조건을 갖쳐야하는 험난한 직종인 셈. 사교성이나 매너, 비즈니스 능력같은 개인기(?)도무시할 수 없는 요건이다.

"지금까지 미술은 투기나 투자의 대상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이현실입니다. 그러나 대중적인 호응없는 문화는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없으며 사이버 갤러리는 소수만의 미술문화를 대중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술이라는 문화를 보다 대중화시키는 역할이 큐레이터의 몫이며 가상갤러리가 도구 역할을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전시회를 기획할 때는 인터넷이라는 매체특성에 맞는 성격을 정의하고 실질적인 세부내용을 풀어나갑니다.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돼야하는 만큼 감각을 발휘해야하고 실제 화랑이 하지못하는 것들을 어떻게 보여줄것인가에 대한 끊없는 검증과 확인작업을 병행해야 합니다."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화려함과는 달리 고된 정신노동을 수반하는 직업이지만 이팀장은 고된 작업을 통해 하나의 전시회를 성공리에 끝마쳤을 때 전문기획자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큐레이터는 전문직종이면서도 상근직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도천차만별이다. 경력 3년 정도인 이팀장의 경우에는 연봉 2천만원선.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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