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집중조명 가전제품 허와 실 (10);세탁기 (1)

삼성전자/손빨래

「손빨래」세탁기는 지난해 7월 출시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대표하는 간판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지난 93년부터 2년동안 수많은 소비자조사와 국내외의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58차례의 벤치마킹을 통해 장점만을 취합했다고 밝히고 자칭 「월드베스트」 시리즈로발표한 바 있다.

이 세탁기와 관련,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바는 세탁력이 뛰어난 아시아지역의 회전날개방식과 엉킴이 적은 미주지역의 봉방식을 결합한 「애지펄」방식을 채택, 손으로 직접 빠는 것처럼 탁월한 세탁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특히 회전날개방식의 세탁기가 대용량화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큰 엉킴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전날개 중앙에 장착한 「빨래손」이란 이름의 봉을 핵심적인 판촉 포인트로 부각시켰다.

엉킴을 해소하기 위해 회전날개방식에 봉을 결합하기 위한 시도는 지난 92년 일본의 히타치에 의해서 시작되었으며 국내에선 93년 금성사의 카오스「팡팡」세탁기, 삼성전자 「신바람세탁기」에 모방 응용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빨래손은 상하에 보조날개가 달려있고 최대 4㎝가 솟아오른다는 점에서 기존 형태보다 진화된 것이라 할 수있다. 그러나 자체 구동력이없고 회전날개가 일으키는 물살을 타고 옷감과 함께 나선형운동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엉킴을 해소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개발 초기 봉의 크기를 현재보다 훨씬 크게구상했으나 자가 구동력을 채택하지 않는 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봉을 키우면 세탁조공간이 줄어드는 대신 옷감손상이 많아지고 모터에 부담을 주게되는 단점을 우려 4㎝ 정도로 절충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물방망이 효과를 낸다고 하는 2중 낙하물살(삼성전자는 폭포물살로 표현)은 위로 떠오른 세탁물을 떨어지는 물살로 누르면서 세탁효과를 높인다는 발상이나 수위와 펄세이터의 회전력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세탁기는 세탁물의 종류에 따라 세탁조에 채우는 물높이가 다단계로 조절되는데 고수위 때에는 회전날개가 돌때 물이 양쪽 수로를 타고 올라가 다시세탁조 내부로 낙하하지만 중·저수위 때는 이러한 효과가 미흡하거나 아예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보푸라기 걸름망과 낙하물살의 통로를 별도로 마련한 2중 구조설계는 유사한 아이디어를 먼저 개발한 마쓰시타의 특허를 회피했다는 점과 낙하물살을 보푸라기 걸름망이 가로막아 수압을 약화시키는 단점을 해소했다는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세탁조와 옷감의 마찰력을 증대시키기위해 스테인리스 세탁조 벽에사선방향으로 홈을 판 것도 기존 제품보다 발전된 결과로 자타가 인정하고있다. 이 손빨래 세탁기는 기본 성능외에도 사용편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가시적인 효과를 노려 불필요한 낭비를 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으로 콤팩트 디스크 플레이어(CDP)처럼 여닫히는 전자식 물비누장치는 전자장치가 물에 취약, AS를 유발할 수 있는 단점과 일반적으로 서랍식에 익숙해있는 소비자들의 사용습관 때문에 인정을 받지못하고 사장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손빨래 세탁기는 손세탁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전략이 적중, 상품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회전날개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인 엉킴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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