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소형가전 시장은 외국업체들의 시장침투가 가속되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필립스·브라운·나쇼날 등 세계적인 업체들 외에도 중국 및 동남아산 저가제품이 물밀듯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반적인 경기침체까지 가중돼 올 하반기부터는 특히 중소 가전업체들의 타격이 심각할 전망이다.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받아 시판하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및 동양매직 등 중대형 업체들도품질향상과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해 외국산 제품의 예봉을 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입지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전기보온밥솥의 경우 지난해 2백50~3백만대의 시장을 형성했는데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보온밥솥시장은 그러나 단순기능의 저가제품 판매가 줄어드는 대신 첨단 기능을 갖춘 고가제품 판매가 늘고 있어 시장 금액면으로는 다소 늘어날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전자유도가열(IH)방식의 고부가 제품 및 우리나라식생활 특성에 맞는 제품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외국업체들의 국내 밥솥시장 진출과 맞물려 있어 올하반기나 내년부터는 소형가전의 최대 품목인 전기보온밥솥을 둘러싸고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전기보온밥솥을 출시해 시장진출을 선언한상태이며 일본의 주요 가전업체들도 국내 밥솥시장을 겨냥해 시장침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메이커·전기면도기·전기다리미 등 이미 외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품목들의 시장도 하반기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커피메이커의 경우 9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 94년엔 34만5천대, 95년엔 66만대가 수입됐으며 올 상반기에 이미 40만대 수입이 돌파돼 연말까지 90만대의 커피메이커가 국내에 보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필립스·브라운·미스터커피·몰리넥스 등 다국적기업 제품들로, 국산 커피메이커는 일부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제 걸음마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외산업체들과의 힘겨운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커피메이커 시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동양매직과 삼성전자 등의업체들도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어 과연 이들이 시장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전기면도기의 경우 국내 중소업체들이 수량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필립스 및 브라운 등 다국적기업 제품이 고가제품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품목이다.
전기면도기는 94년까지 46만2천여개가 수입됐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무려1백%가량 늘어난 87만7천개가 수입됐으며 올해엔 이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다리미 역시 지난해 73만9천여대가 수입됐으며 외산제품이 전체시장의50%까지 잠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LG전자 및 코발트전자 등 중소업체들의분발로 외산업체들의 침투가 주춤한 상태다.
이처럼 주요 소형가전제품에 대한 외산제품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디자인 개선 및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형 가전제품 개발 등으로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형가전 제품가운데 외산 제품이 점유하는 품목들은 대부분 비중이 작은 제품들이어서 아직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그러나 과거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소형가전 시장의 틈을 비집고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에 주요 품목에 대한 시장단속에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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