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방송산업을 둘러싼 최근의 핫이슈는 단연 DTH(Direct To Home) TV 서비스다. 디지털기술과 함께 시작된 DTH서비스 경쟁은 그 산업적 파급효과 외에도 디지털 위성방송이 실생활 문화에 접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위성방송의 종주국인 미국, 이에 대응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유럽, 방송시장 개방을 선언한 일본, 제3세계권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미디어재벌들의 움직임은 특히 주목의 대상이다.
<미국>
미국은 DTH의 본고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1년 GE의 프라임스타 파트너스가 첫 전파를 발사한 이래 94년 휴즈계열의 디렉TV와 하버드 브로드캐스팅/다우존스계열의 USSB가 상용서비스에나서면서 미국의 DTH서비스는 이미 케이블TV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에코스타(찰리어겐), 알파스타(티컴) 등이 상용서비스를 추진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머독계열의 뉴스사가 MCI와 제휴, 오는 97년중 DTH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DTH 가입자는 95년말 현재 3백만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내 케이블TV 가입자 6천만가구에 비해 미약한 규모지만 초창기인데다 DTH의 잠재력이 케이블TV 이상이어서 오는 2000년까지는 1천5백만가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케이블TV에 비해 DTH시장의 경쟁력이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시장선점을 위해 수억달러 이상을 홍보 및 광고비로 지출하는 상태이다.
미국내 DTH시장은 아직도 변화 여지가 많다. 초기 시장진출에 나서지 못했던 주요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장참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AT&T가 시장참여를 위해 올해초 디렉TV 일부지분을 인수, 관련시장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TCI 역시 최근 프라임스타에 동참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PC로 디지털 비디오 프로그램을 수신하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 디렉TV 관련시장에 우회진출하고 있다.
<일본>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의 위성방송은 정책부재에 따라 혼란스런 모습을보여줬으나 올해들어 디지털 위성방송을 중심으로 발빠른 변화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우정성은 지난 94년 결정했던 BS-4의 1, 2호기의 아날로그 방식도입을 디지털화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 아날로그 위성방송을 준비해왔던 NHK와 가전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우정성의 이같은 결정은 방송의 다채널화는세계방송산업의 조류이며 이를위해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 필수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우정성의 이같은 계획과 별도로 일본내에서는 오는 10월부터는 상용 DTH서비스가 시작된다. 이토추상사 등 4대 종합상사가 공동출자해 오는 10월 상용서비스에 나서는 퍼펙TV와 내년초 서비스에 나서는 디렉TV재팬이 그것이다.
방송채널 70여개를 비롯해 1백73개 채널이 제공되는 퍼펙TV에는 3개 한국어방송 채널이 서비스되며 디렉TV의 경우는 1백개 이상의 채널이 제공된다.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업자들이 주축이 된 스카이 디지털도 내년 여름부터서비스에 나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들 모두 한반도를 가시청권에 포함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호주의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최근 개방된 일본 방송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아래오는 98년부터 1백개이상의 채널을 확보한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혔다.
「J스카이B」로 명명된 뉴스사의 일본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을 위해 루퍼트머독은 NHK, 후지TV에 참여를 요청했으며 최근에는 아사히TV를 소프트뱅크와합작으로 인수, 일본방송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
유럽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앞으로 미국시장을 뛰어넘는 세계최대의 시장을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국가들의 디지털 위성방송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유럽의 디지털위성방송은 룩셈부르크 SES사의 아스트라위성과 유텔새트를중심으로 피열한 양상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호기 발사에 이어 97년까지 2기를 추가 발사, 유럽을 대상으로 한 5백개 채널을 공급할 계획이며 유텔새트는 아스트라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최근 내트홀드 등이 이의 이용을 준비중이다. 유럽국가중 DTH서비스와관련해 가장 긴장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영국이다.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B스카이B가 아스트라 인공위성사용권을 확보하고 물경 5백개 채널을 97년 가을부터 방영하겠다고 밝히자 BBC와 ITV도 B스카이B 계획에 대응한 디지털 방송계획을 발표했다.
B스카이B가 쌓아왔던 아성에 대한 BBC와 ITV의 본격적인 디지털 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도 치열한 경쟁양상이다. 유료TV업체인 카날 플러스는 지난4월 영화, 스포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10개 채널을 확보한 디지털 DTH서비스를 실시했으며 오는 2000년까지 1백50만 가입자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날 플러스에 맞서 TF1, M6, 프랑스 텔레비전 및 네덜란드 CLT 등이 중심이 돼 오는 10월부터 디지털 위성TV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어 프랑스는올해안으로 본격적인 위성방송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유럽최대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의 경우도 치열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벨르텔즈만 그룹이 주축이 된 MMBG컨소시엄과 미디어 재벌인 Kirch그룹이 디지털 세트톱박스에서까지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다.
<중국 및 남미>
중국 및 남미 등 기존의 제3세계 시장은 미국, 유럽 미디어 재벌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DTH TV 시장은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미디어 프로젝트인 GLA(Galaxy)와 뉴스社의 머독이 이끌고 있는 공동연합이 경쟁의 주역이다.
휴즈커뮤니케이션스와 브라질의 TVA, 멕시코의 멀티비전, 베네수엘라의 미디어계 거물인 시스네로스가 참여하는 GLA는 3년전부터 8억5천만달러를 투입, 약 8천만가구에 1백50개 채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뉴스사를 이끌고 있는 머독이 공개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루퍼트머독, 멕시코 미디어계의 텔레비사社, 브라질의 거대 TV사인 글로보社가 30%의 지분을 갖는 삼두체제를 구성했고 이에 TCI社가 10%의 지분을 참여했다.
루퍼트 머독은 텔레비사가 소유한 팬암새트로부터 위성방송용 주파수를 확보, 1백50채널 제공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아시아시장의 경우는 미디어 재벌이 황금어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시아시장은 언어와 문화 등 본격적인 디지털위성방송을 시작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으나 인구와 함께 경제적 능력이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요인때문에 아시아시장은 향후 세계 미디어 재벌들의 주요 각축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빠른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디지털방송위성을 발사헤 시험서비스를 진행중이며 최근 머독 등이 이에 대한 진출을 적극 추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밖에 동남아시아 등도 아날로그형 위성방송을 경험한 상태여서 이들 지역역시 조만간 디지털 위성방송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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