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디지털 위성방송시대 개막..전파 국경을 없앤다

7월1일 KBS가 위성방송 전파를 발사하게 됨에 따라 국내방송산업도 이제위성시대를 맞게됐다.

새로이 선보이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잠재된 폭발력으로 인해 국내방송산업을 구조개편의 상황으로 몰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0여년간 국내방송산업을 장악해온 지상파 방송과 지난해 본방송에나섰던 케이블TV와 함께삼각체제를 형성,앞으로 방송환경에 일대변혁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국내디지털 방송의 경우 첫출발이 기대에 못미친다는평가를 받고있지만 선진국의 위성방송에서 볼 수 있듯이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이다.무궁화 위성방송을 비롯한 국내외 디지털 위성방송 현황과 방송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관련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 위성방송이 갖고있는 폭발력은 상상 이상이다.방송개념자체의 대변화를 몰고올 뿐만아니라 머지않아 방송산업구조의 재편마저 몰고올 것이 확실시된다.

디지털 위성방송기술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는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매체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이제까지의 방송은 전파의 희소성이 강조된 일방향적인 지상파 방송이었으나 케이블 TV도입에 이어 시도되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지상파 독점구조를 와해시킬 것이다.

전파의 희소성과 이에따른 소수의 지상파 채널 운용은 결국 공공재개념의방송개념을 도출했고 이런 이유로 방송은 공영이든 민영이든 형식과 내용에있어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해야만 했다.

그러나 다매체 시대에서의 시청자 개개인은 각자의 욕구에 맞추어 매체를선택할 수 있게 됐다.말로만 논의됐던 시청자 주권시대가 개화한 것이다. 지상파방송,케이블TV,위성방송 등 각 매체는 경쟁원칙하에서 시청자의 욕구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한 프로그램 편성을 생존전략으로 삼아야만 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다매체시대 도래 및 시청자 주권 회복에 따라 TV를 바보상자가아닌 보물상자로까지 평하고있다.

지상파방송,케이블TV,위성방송의 삼각체제 정립은 매체의 경쟁은 물론이고 프로그램의 경쟁을 유발,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취미,개성 또는 정보욕구에 맞춰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KBS가 실시하는 무궁화 위성방송뿐아니라 다른매체에까지 확대되고 있는디지털 기술은 다매체시대에 이어 다채널시대가 동시에 이뤄짐을 의미한다.

디지털기술은 영상,음성,데이터 전송기술의 혁신적 변화를 몰고와 방송전파의 희소가치를 무색케 한다.지상파방송을 비롯한 아날로그 방송에서는 1개회선당 1개채널을 의미했으나 디지털 기술은 이 개념을 무너뜨린다.

MPEG2 기술을 적용한 무궁화 위성방송의 경우 1개중계기당 4개채널을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기술발전속도에 따라 채널확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아무도 모른다.

1,2호기를 띄운 무궁화위성의 경우 6개중계기를 보유,최대 24개 채널까지운용할 수 있으며 일본,미국,유럽 등 상용화가 이뤄지고있는 외국의 디지털위성방송은 1백개이상의 채널이 대부분이다.

특히 위성방송에서 가장 먼저 시도되고있는 방송의 디지털화는 지상파방송,케이블TV에까지 파급,앞으로의 방송환경은 본격적인 다매체 다채널시대로연결될 전망이다.

디지털 지상파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이 올해부터,영국 BBC가 98년 상용화를 준비중이며 디지털 케이블TV도 조만간 국내외에서 가시화될 것이확실하다.

이같은 다채널시대를 몰고올 방송의 디지털기술 접목과 디지털 위성방송의도래는 방송사업자에 대한 이제까지의 개념적 틀에 대한 변화까지 요구할 전망이다.

이제까지의 방송개념은 20세기 라디오방송체제가 확립된 이후 지금까지 송신과 등식관계를 형성해왔었다.지금껏 방송은 좋은 내용의 프로그램 생산도중요했지만 송신기술을 최우선적 과제로 인식,방송은 곧 송신이었다.

그러나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달은 방송과 송신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세계 방송의 교과서라는 영국의 BBC도 정부의 권고를 받아 조만간 송신기능을민영방송처럼 분리,민영화하고 프로그램의 내용에만 전념하는 계획을추진하고 있다.

영국,프랑스의 방송과 미국의 위성방송은 방송의 개념을 「영상,음향,데이터를 전기통신수단에 의해 공중 또는 여러 형태의 공중에게 서비스하는것일체를 말한다」로 한정하며 송신의 개념을 삭제하고 있다.

중계기 소유권자가 한국통신인 우리의 무궁화위성방송도 송신과 방송의 개념적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다.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방송사업자의 개념이 프로그램 공급업자로 전환될 것이며 방송과는 별도의 송신사업자 고유의 역할이 부상할 전망이다.

디지털 방송기술과 새로운 매체로서의 위성방송이 몰고올 또다른 변화는개인통신부문에서 진전되고있는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방송의 위치를 공고히 해 줄 것이란 점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전문가들은 컴퓨터와 개인통신의 결정체인 멀티미디어환경이 조만간 방송을 압도할 것이란 단정을 내렸었다.

양방향 서비스를 전제로한 개인통신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활용가치가 방송이 담고있는 잠재력 이상이었기 때문이다.디지털 방송기술과 이에따른 다양한 서비스 제공은 이러한 전망을 일축한다. 방송나름대로 존재의 영역을 확보하는데 이어 개인통신의 영역에도 진출도 머지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디지털 위성방송이 선도하는 21세기의 다매체 다채널 시대는 영상산업에 대한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 확실하다.

선진국에서는 위성방송에 따라 영상소프트 및 방송소프트산업을 21세기 최대의 유망산업으로 평가하고있다.매체 및 채널이 이전의 규모와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확대된다는 사실은 방송소프트에 대한 산업적 평가를 새롭게 할전망이다.

또한가지 위성방송시대는 국경없는 방송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문화를 실어나르는 전파월경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현대과학으로는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WTO체제에 따라 방송시장 개방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다.오는 10월 70여개의 방송채널과 함께 상용서비스에 나서는 일본의 퍼펙TV나디렉TV 등을 국내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전용수신기와 직경 45Cm크기의 안테나만 있으면 누구나 수신할 수 있게된 것이다.더욱이 아시아는 세계방송시장의 황금어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이에따라 머독 등 주요 미디어재벌들은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일본,한국을겨냥한 위성방송을 준비중이다.

특히 이들이 현지국내방송과 전혀 차이없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 방송을시작할 계획이라는 점은 이제 방송이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서비스 상품이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현황에 비추어 국내 위성방송은 정책부서 또는 방송사업자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요구되는 열악한 환경하에 있다.총 24개 채널 최소 20개의방송용 가용채널이 존재하고있지만 사업자 선정의 경우 KBS외에 가시화된것은 없다.

단지 공보처가 98년까지 3개중계기,12개채널을 운용한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상태이어 이러한 정책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98년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KBS 7월1일부터의 시험위성방송에 대해 최근 전향적인 태도를 견지,주목을 끌었다.KBS는 당초 4시간 남짓한 시험방송을 계획했으나최근 1채널의 경우 7시간,2채널은 19시간으로 대폭늘리고 본방송을 내년가을경 시작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위성방송의 본방송시점도 내년가을부터 실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방송관계자들은 『올해부터 시작된 아시아권의 위성방송경쟁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시청자들은 국내외 위성방송의 다양한 영상 프로그램을 제한없이시청하는 새로운 방송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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