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컴퓨터업계 아이들을 잡아라

「아이들을 잡아라.」

요즘들어 제과·완구업계에 이어 컴퓨터업계의 시선이 아이들에게 온통 쏠리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초등학생은 물론 만 3∼7세 취학전 유아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교육, 더 나아가 이를 이용한 조기학습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업계가 이 틈을 놓칠 리 없다. 세계 유명 컴퓨터관련업계가 어린이 수요공략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의 컴퓨터 판매회사인 컴팩사는 완구업체인 피셔프라이즈사와 공동으로 유아용 PC 「원더 툴스」를 선보였다. 「장난감처럼 쓸 수 있는 컴퓨터」라는 구호를 내건 이 기기는 일반 PC와 연결해 쓸 수 있으며 자동차핸들과 기어모양을 본떠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세가사는 유아용 컴퓨터학습기와 소프트웨어를 출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에 뒤질세라 소니·파나소닉사 등 경쟁사들도 앞다퉈 유아용 컴퓨터를 개발, 치열한 시장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컴퓨터업계가 이처럼 앞다퉈 유아용 컴퓨터를 출시하자 주변기기업체도 이에발맞춰 유아용 키보드·마우스·조이스틱 등 아이들의 손에 맞는 주변기기를생산, 유아용 컴퓨터 보급확산으로 생긴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유아용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각종 유아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유아용 컴퓨터의 출시에 맞춰 「고기가 물을 만난듯」 하드웨어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대거 출시, 시장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유아용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아이들이 컴퓨터를 좀더 쉽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컴퓨터 학습교재 및 교육센터 등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퓨처키즈사. 어린이를 위한컴퓨터 전문교육 프랜차이즈 「퓨처키즈」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83년이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년 20∼30%씩 급성장, 현재 연간 3천5백만달러 이상의 기록적인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세계 60여개국에서 운영중인 5백여 가맹점과 각 가맹점이 운영하고 있는학습센터까지 치면, 현재 전세계 2천여개의 체인점을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퓨처키즈 프로그램을 통해 50만여명의 어린이에게 컴퓨터 교육을 실시,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퓨처키즈 가맹점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데 퓨처키즈 한국본사는서울 잠원동과 압구정동에 2곳의 직영 학습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서초동·대전시 등 5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0여곳에 학습센터를 열 계획이다.

한편 부모들의 교육열기가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우리나라에서도 유아용컴퓨터 및 학습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일례로 S사에서 설을 맞아 직원들에게 20만원 안팎의 각종 전자제품을 선물로 제공했는데 직원들이 가장 선호한 제품은 다름아닌 유아용 학습기였다고 한다. 자녀를 둔 직원들은 체면가릴 것 없이 유아용 학습기를 먼저 받아가기 위해 아우성을 쳤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아용 학습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현재 이 시장에선 치열한 별들의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세가가 개발한 유아용 학습컴퓨터 「피코」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멀티미디어 학습기 「CDI 멀티스쿨」를 판매하고 있는 LG전자가 바로그 주인공들.

전자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두 회사는 어린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뜨거운조기교육열기에 편승, 지난해부터 만 3∼7세 어린이를 겨냥한 학습기와 각종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가 공급하는 학습기와 소프트웨어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 과열된 조기학습열기를 더욱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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