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수 기자
대체로 소비자들은 TV의 화면이 평평하면 곧 화질이 좋은 것으로 믿고 있다. 화면에 곡면이 많으면 아무래도 영상이 일그러지는 현상이 많을 것으로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화면의 평평도 자체는 화질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다. TV 화질은 화면만 평평하게 한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라 얼마나영상의 초점을 제대로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데도 가전업체들은 TV를 광고하면서 「울트라플랫」이니 「슈퍼플랫」이니 하는 요란한 구호를 사용하며 마치 평평한 화면 자체가 화질을 보장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케하고 있다.
아남전자의 TV 간판모델인 「화왕TV」는 그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아남전자는 「화왕TV」의 화면 평평도가 3.5R에 이르는 슈퍼플랫 브라운관을 채용함으로써 화면 모서리에 생기는 영상의 일그러짐을 바로잡았고 따라서 화면이 선명하다고 주장한다.
R은 브라운관의 평평도를 가리키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평평하다는 뜻이다.
이를 재는 방법은 화면의 가로나 세로 또는 대각선마다 처음부터 끝까지얼마나 곡선을 이루는가를 측정해 평균치를 낸다.
아남전자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회사 TV의 평평도는 2.0∼2.5다. 그렇지만가전3사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아남전자의 제품의 평평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남전자가 평평도를 실제보다 크게 부풀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아남전자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측정 방법과 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TV업계는 아남전자가 화면의 한 부분만을 측정한 것으로 추정했다.
화면의 평평도가 높으면 아무래도 영상초점을 맞추기 어렵게 된다. 중앙에있는 전자총으로부터 나온 빛이 전달하는 거리가 화면의 위치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화면의 모서리부분의 초점까지 또렷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아남전자는 주렌즈를 크게 한 대구경 전자총과 더블포커스회로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브라운관을 공급하는 RCA사의 측정결과를 인용해 주변 부분의 초점이 종전의 제품보다 25% 정도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아남 화왕TV의 화질은 평평도 자체 보다는 바로 이들 부분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그런데도 아남전자는 화질에 대해 과장하면서까지 평평도만을 내세워 소비자들로 하여금 평평하기만 하면 화질이 좋은 것으로 오인케 하고 있다.
아남전자는 자사 TV의 또다른 강점으로 통유리 자체를 검게 한 다크틴트브라운관을 채택했다는 점을 들었다.이를 채택함으로써 색조대비가 기존 제품보다 36%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다크틴트 브라운관과 전용의 유리벌브 제조공정을 거쳐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검은 색이 고르게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점은 확실히 겉면에 검은색을 단순히 입힌 제품 보다 우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그렇지만 화왕TV는 색상을 보정하는 기능을 보인다. 그렇지만 「화왕TV」는 색상을 상호보정하는 회로설계를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면이지나치게 강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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