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통신 세계흐름에 적극 대처하자

최근 외국에서는 세계의 정보기술 동향과 미래의 추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두개의 중요한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하나는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3일부터 4일동안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박람회인 「춘계 컴덱스 96」이고 다른 하나는 대만에서 지난 6일부터 5일간개최된 「컴퓨텍스 타이베이 96」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들 전시회는 세계 정보기술 관련업체들이 새로 개발한 첨단제품을 선보이는 경연장이긴 하지만 이번 행사는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터넷 열풍 속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미국 오라클社가 주도하는 네트워크 컴퓨터(NC) 진영과 간편대화형 PC(SIPC)를 개발하고 있는 인텔 진영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정보통신·가전 및 게임기업체들이 미래 정보기술 내지 가전시장을 선점하기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열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큰 행사로 평가된다.

비록 이번 컴덱스에서 획기적인 신제품이나 인터넷 전용 단말기 등이 발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작년 컴덱스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및 멀티미디어 관련제품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 것은 정보화 및 인터넷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확인시켜 준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이번 컴덱스에서 볼랜드社의 「델파이 슈트 2.0」과 같은 우수한 인트라넷 관련 소프트웨어들이 대거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미국의 통신법 개정이후 가속화한 통신과 컴퓨터기술의 융합에 따라 인터넷폰·개인휴대단말기 등 통신과 인터넷기술이 결합된 제품이많이 출품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이번 컴덱스에서는 그동안 기조연설에 자주 나섰던 노벨社의 로버트 프랑켄버그 사장과 같은 인물이 탈락하고 대신 인터넷시대의 총아로 부상한 넷스케이프社의 짐 클라크 회장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코트 맥닐리회장 등이 등장한 것은 정보기술산업분야의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여실히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대만의 에이서, 미국의 인텔 등을 비롯한 약 7백개 업체가 참가한 대만컴퓨텍스에서도 역시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관련제품들이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고 첨단 네트워크 장비와 화상회의 시스템도 새로운 제품으로 부상한 것은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번 컴퓨텍스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 대만 업계의 움직임은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가정용 PC사업에 대한 열기와 각종 보드의 통합화 바람이다.

이처럼 이들 두 행사에는 각각 나름대로의 특성과 차이점이 있으나 그동안하드웨어 중심의 전시회에서 네트워크 및 인터넷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는 작년 춘계 또는 추계 컴덱스나 컴퓨텍스가 인터넷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계기였다면 이번에는 이의 본격적인 개막과 정보통신 및 가전의 통합추세를 실증해준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비단 컴덱스나 컴퓨텍스가 아니더라도 이제 미래 정보통신 및 가전산업이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가 분명해지고 있다. 그것은 정보통신과 가전제품이 네트워크 및 인터넷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사실이다. 따라서 국내 관련업체들은 이같은 기술 및 시장흐름을 직시하고이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맥닐리 회장은 컴덱스 기조연설에서 『네트워크가 바로 컴퓨터』라고 선언하고 『이제 기업이나 개인은 모두 네트워크시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맥닐리 회장의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라는 선언은 정보통신의 방향타를 제시하는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조만간 등장할 차세대 PC와 관련 세계적인 신기술·신제품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전략을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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