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낳자」는 캠페인 이후로 듣기 힘든 말이 있습니다.우리들이 친숙하게 쓰고 듣던 이모,고모,외삼촌 이런 단어들.세월이 흐르면서 사는 모습도 변하고 말도 달라집니다.
「정보마켓 차림」을 가지고 말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일들을 표현하려고 붙인 수식어 때문에 오히려 이말 저말 많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온 식구들이 궁리한 끝에 앞으로 우리는 「이러오 장수 차림」이기로 했습니다.
헌신 깁는 아저씨 신기료 장수는 「신기료 신기료」 하고 다니다 그런 이름을 얻었습니다.우리는 「맛있는 것은 이러하오.볼만한 것은 이러하오.사실은 이러하오」하고 여러분을 찾아 다닐 것입니다.맨 먼저 시작한 것이...』
7년 전 첫 작업으로 「이브닝서울」이란 책을 만들면서 실은 글이다.슈퍼마켓,하이퍼마켓처럼 정보를 파는 곳이라고 정체를 단숨에 알리기 위한 친절이었으나 이 「정보마켓」이란 수식어를 우리는 재작년 가을부터 정식으로떼 버렸다.
불과 3,4년 사이에 정보,정보화 등의 단어가 유행을 지나쳐 진부한 말이돼 버렸기 때문이다.정든 단어를 버리는 것이 섭섭하긴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앞서서 느껴야 물 좋고 싱싱하다는 소리만이라도 들을 것 아닌가?
정보」가 들어가는 말이 진부해지는 장면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질주의장면을 보았다.길게는 3~4년,짧게는 2~3년 전부터 벌어진 이 질주는 금광을찾아 서부로 떠나는 풍경보다 다이나믹하다.또한 더 총체적이다.
거의 모든 돈있는 집들이 정보통신회사를 세우지 않으면 양말 신지 않고구두를 신는 것처럼 불편하고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양상을 보노라면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에서 피난선에 오르는 대열까지 연상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컴맹,넷맹 등의 신조어 전파는 애교로 봐주더라도 언론의 뉴미디어,정보통신 또는 신기술에 대한 선전,캠페인은 몰라도 될 사람,알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불안,초조하게 만드는 이지메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것이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신문에 나는 것인데 불쌍한 나의 친구,당신의 아내,옆집 할아버지는 요즈음 「나도 개를 물어야 하나」하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불과 4년 전인 92년 1월까지만 해도 멀티미디어 화면에 이미지가 하나 뜬뒤 다음 이미지로 넘어가려면 화면이 까맣게 죽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많지 않을 것이다.
IBM에서 개발한 92년 4월의 세비야 엑스포 멀티미디어 안내시스템도 동화상이 끝나면 1~2초 정도 까만 화면이 나온다는 메모를 우연히 사진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그런 것이다.지금 무슨 난리가 난 것처럼 떠드는 것 중에는 초보적인 것도있고 좀 더 신중해야 할 것도 있고 2~3년 지나면 완전히 차원이 다르게 발전할 것도 있다.따라서 전문가들이 대중에게 할 일은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수준이어야 한다.
아주 가느다란 차이여서 비슷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분위기를 잡고 동참을 유도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무고한 희생자들을 생각할 때 아주 위험하다.
개구리가 있는 연못에 돌 던지는 장난이 될 것이다.돌 맞는 개구리,불쌍하지 않은가? 오늘 나는 이 쪽 분야 사업을 해보려고 이미 사표를 던진 친구를만나게 돼 있다.무슨 말을 하게 될 지.
<김석은 차림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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