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반도체3사 감산..D램 가격하락 막는다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이 잇따라 하반기 16MD램 감산계획을 발표함에 따라향후 D램가격의 반등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이 연말까지 16MD램 생산량을 현재 수준(월 1천2백만개)으로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LG반도체도 최근 16MD램 생산규모를 올해말까지 월 8백만개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월 1천만개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했던 당초 방침과 비교하면 LG의 이같은 결정은 최소한 20% 이상의 감산효과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를 D램시장 점유확대의 최대호기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온 현대전자도 당초 증산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7일 월 1천1백만개 정도에서 생산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연말까지 1천4백만∼1천7백만개를 예상했던 당초 계획을 고려할 때 감산효과는 삼성·LG에 결코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세계 D램시장에서 한국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생산물량 조절노력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한국업체와는 달리 전문경영인이 대부분인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수익구조다. 경상이익을 가로막는 가격하락은 어떤 상황서도 용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히타치·NEC를 비롯한 상당수의 일본업체들은 이미 1·4분기 말부터 내부적으로 물량조정을 위한 자율적인 생산억제에 들어갔다. 일부업체는 생산동결에서 한발 더 나아가현재 수준보다도 생산을 감축키로 하는 등 한국업체보다 한층 적극적인 물량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국과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이같은 분위기를 종합해 볼 때 이제 16MD램감산은 거역하기 힘든 대세가 됐다. 문제는 가격이다. 세계 1위의 D램 공급업체인 삼성이 반도체업계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휴무제까지 도입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나 일정규모의 생산능력 확대를 꾀해야 할 LG와 현대가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 모두 추락하는 가격을 더 늦기 전에 잡아야 한다는 위기의식때문이다.

『업체들의 감산선언이 시장에 반영되려면 아직 좀 더 시일이 지나야 하겠지만 현재의 수급상황에서는 약효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삼성전자 C이사)

우선 계량적으로만 봐도 이같은 국내 반도체 3사의 감산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3·4분기 이후에는 당초 공급예상 물량보다 5∼10%의 공급물량이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같은 상황이 하반기이후 예상되는 PC경기 호조와 맞물릴 경우 감산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는 한층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요업체에 주는 심리적인 부담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공급부족을 우려해 2∼3개월치의 재고를 운영하던 대부분의 수요업체가 D램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 1∼2일분의 재고만을 갖고 있다. 이는 거꾸로 가격이 반등조짐을 보일 경우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돼 또다른 가수요현상을 가져올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LG반도체 K이사)

특히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수요업체들의 재고소진이 끝난 2·4분기 들어서도 D램 가격하락이 지속된 원인으로 심리적 요인을 꼽고 있다. 때문에 가격반등에도 심리적 요인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다. 어떤 사이클이든 반전시키는 계기를 도출하는 것이 어렵지 그 후로는 자가발전의 힘을 이용해 저절로 움직이는 게시장생리다. 오랜만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반도체업체들의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좀 더 가시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반도체산업협회관계자)

한·일 반도체업체의 감산노력으로 D램 가격은 연착륙은 물론 더 나아가반등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감산발표이후 내수가격의 소폭반등세도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그 시기가 한달 아니면 몇개월이후가 될지는 공동노력을 취하고 있는 각 업체들의 「속내」에 달려있다는게 업계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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