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산업이 현재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각 업계를 이끌어온 대표주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기여한 바 크다.
국내 부품산업은 그동안의 긴 역사를 쌓아오는 동안 각 업종별로 상호경쟁적인 대표주자들을 탄생시켰으며 이들 맞수는 경쟁과 협력이라는 이중 구조속에서 국내 부품산업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무한경쟁 구조 속에서 맞수의 경쟁판도도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수년간의 경영실적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맞수의 판도변화와 업체의 현안문제를 짚어보고 앞으로 전개될 방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1.엘지전자부품-대우전자부품 (상)
LG전자부품과 대우전자부품은 각각 LG그룹과 대우그룹의 계열회사로 삼성전기와 함께 국내 3대 종합부품업체로 꼽히고 있다.
매출액에 있어서는 LG부품이 대우부품을 한발 앞서가는 상태이며 생산품목에 있어서는 대우부품은 혼성집적회로(HIC)·편향요크(DY) 및 고압트랜스(FBT)·튜너·컨덴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LG부품은 LG전자에서생산하는 DY·FBT 등을 제외한 스위치·모터·튜너·HIC를 주력생산, 종합부품업체로서는 생산품목이 다소 단순한 편이다.
현재 국내 종합부품업계의 판도는 삼성전기의 독주속에 LG전자부품과 대우전자부품이 2,3위를 달리는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 두회사의 경쟁관계는 LG가 제자리걸음하는 사이에 대우가 발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매출을 보면 LG전자부품의 지난해 총매출은 2천5백19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어든 반면 대우전자부품은 1천7백18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증가율을 봐도 대우부품이 16.5%, 20.5%, 21.7%로 계속 높아지고있는 반면 LG부품은 93년 16.6%에서 94년에 20%로 증가했다가 지난해는 갑자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발생한 「솔벤트 사고」로 몇개월간이나 해당 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것이 큰 원인이 됐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LG부품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알프스전기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 엔고의 여파 속에서도 부품구매를 일본에 주로 의존, 가격경쟁력 저하를 초래했던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결과는 양사의 가격경쟁력 비교에서 금방 나타난다.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출원가율은 대우부품이 지난해 기준으로88.24%인데 비해 LG전자부품은 93.6%로 훨씬 높다.
사실 대우부품 역시 원가구조가 그리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매출원가율 88%가 타 제조업체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닌데다 최근 수년간 그 비율이 계속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부품의 90%가 넘는 매출원가율은 너무 높은 수치다. 쉽게 말하면 1백원어치를 팔았을 때 판매비 등 비생산분야의 제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익이 겨우 6원40전밖에 남지않는다는 뜻이다. 참고로 삼성전기의 94년 매출원가율은 86.9%로 이들 두 회사보다 훨씬 낮다.
이같은 제조원가의 차이는 노무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매출액대비 노무비 비중은 대우부품이 93년 15.5%에서 12.1%, 9.2%로 매년 낮아지고 있는 반면 LG부품은 같은 기간동안 17.6%, 20.4%, 19%를 기록해 지난해에전년보다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대우부품과는 10%포인트 정도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우부품의 노무비 비중이 이렇게 작다는 것은 그동안 자동화 등을 통해인력절감에 성공했거나 근로자에 대해 낮은임금을 지급했다는 경우를 고려할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업상황에서 임금착취는 그리 설득력이 없다고 볼때 前者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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