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삼성전자, 때아닌 멀티미디어 신경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멀티미디어분야와 관련해 때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삼성전자가 국립중앙도서관에 멀티미디어 센터를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부터(본보 30일자 1면).

지난 30일 이 발표 내용이 보도되자 LG전자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93년 7월에 국립중앙도서관내 전자도서관을 설립, 기증한 LG전자로선 황당한일로 받아들였고 이를 즉시 도서관측에 확인한 후 『삼성전자가 국립도서관에 멀티미디어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밝혔다.

국립도서관 담당자(열람봉사과)도 『중앙도서관외에 나머지 공공도서관에대해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결재가 나 있는 상태』라며 『국립중앙도서관내 멀티미디어 센터 설립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결정된 내용이 아니라 진행중인 사안」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도서관장의 승인을 받아 현재 세부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발표내용이 사실임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와 이멀티미디어 센터 설립건을 진행하는 담당부서는 국립중앙도서관내 전산담당관이라고 말했다.

전산담당관 소속 담당자는 이에 대해 『20억원을 지원받아 중앙도서관을멀티미디어화(전산화)하는 데 대해 반대할 이유가 있겠냐』며 사실상 삼성측발표 내용을 확인해주고 『그러나 삼성전자의 멀티미디어센터는 LG전자가 기증한 전자도서관과 기능을 달리해야 한다는게 도서관측 입장』이라는 점을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멀티미디어 교육장 설치에는 서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주문형 비디오(VOD) 열람실 설치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제안을 하기 위해 삼성측 관계자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서관을 다녀왔다는 것. 단지 삼성측이 요구해온 1층 로비에 멀티미디어 센터를 설치하는 문제를 비롯해 이미 LG전자가 기증해 운영중인 전자도서관 기능과 중첩되는 부분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또 열람봉사과에서 이에대한 세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국립중앙도서관에 대한 삼성전자의 멀티미디어 센터 설립건은 원칙적으로는 합의됐지만앞으로의 이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양측의 수용(합의)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원해 설립한다는 멀티미디어 센터가 삼성전자의 당초 계획과 크게 다른 모습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세부작업을 맡고 있다는 열람봉사과 담당자는 도서관 성격상 1층로비에는 도서관내 소장자료를 검색하거나 데이터베이스·인터넷 등을 검색해야지 멀티미디어 교육장이나 워드프로세서 사용실을 설치하기는 곤란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VOD 설치에 대해 이는 도서관이 별도로 추진하고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멀티미디어 분야를 주도하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마찰이 국립중앙도서관을 무대로 발생한 셈이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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