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회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효율적인 정보접근 및 활용능력을 키워줄수 있는 올바른 교육방법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 정보화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본사는 「학교 정보화교육-이것이 문제다」라는 시리즈를 연재해왔다. 예산부족, 정보화 교사양성, 현실에 맞는 교육용 PC 및 SW 보급, 정보화 인프라구축 미비 등 주요문제를 짚어보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각계 전문가들은 정보화교육의 문제와 해결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
김동옥 교육부 전산담당관
박지호 세광데이타테크 이사
손병길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최정재 서울시 과학교육원 교사
한규정 공주교대 교수
사회:금기현 유통부장
정리:구정회 기자
사회=국가의 미래는 교육정보화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에듀넷(Edunet)서비스 및 멀티미디어센터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보화교육을위해서는 교육재정의 투자순위를 바꿔서라도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각 언론사도 나름대로 학교정보화운동을 전개하면서 분위기조성에 나서고 있고 학교측도 이에 크게 고무되어 있는듯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책수립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마련돼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보화교육은 그야말로 분위기로 끝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개별적인 문제에 앞서 포괄적인 면에서 교육정보화는 어떤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지를 짚어보았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정부측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김동옥 전산담당관=최근 언론사가 교육정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교육정보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정보화가 정부주도가 아닌 언론을 포함해 교육계·업계 등 민간이 자발적으로 추진되는 것은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 교육정보화 투자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기로했다는 점을 밝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참여없이는 이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정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도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컴퓨터 활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이 컴퓨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여건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한학교에 2실 이상의 컴퓨터실습장을 만드는 데주력하고 98년까지 전국 교사 60% 가량에게 1대씩의 PC를 보급할 작정입니다.
또 2001년까지 LAN환경을 교무실·교실·도서실까지 설치해 학생들이 방과후까지 학교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정보화센터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에듀넷」을 8월부터 시작을하고 멀티미디어센터 건립을 통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모색하고 있습니다.
박지호 이사=정보화교육에 민간부문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교육정보화의 핵심은 그 내용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다른무엇보다 교육정보화중 학습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물론 이같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금의 투자가 전제돼야 하지만 말입니다.
정보화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내용이 무엇이냐」라는 점에 비춰볼 때 전문출판사·소프트웨어회사를 중심으로 한 현실에 맞는 교육프로그램개발과 정부차원의 행정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손병길 책임연구원=정부의 정보화교육에 대한 정책의지가 그 어느때보다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모든 것을 다 하던 시대는지났습니다.
정부로서는 그동안 정보화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 추진중인「에듀넷」 구축을 통해 교육정보화의 참여주체들이 동참하고 모일 수 있는분위기 조성에 앞장서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현실문제로 들어가 봅시다. 정보화교육의 핵심은 교육주체의 양성이라고 봅니다. 이 가운데서도 미래의 영재를 길러내고 선도하는 교사의 역할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지요. 현재의 정보화교육수준에 비춰볼 때무엇보다도 교사의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보화 교사양성에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시지요.
한규정 교수=개인적으로 컴퓨터를 전공했고 교육대학에서 교사양성을 하고 있다보니 정보화 교사양성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언론 등의 교육정보화운동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일련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보화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분위기에편승해 우리가 결코 쉽게 넘겨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보화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역할입니다. 요즘 정보화교사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환경은그렇지 않습니다. 교사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육프로그램은 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대학 수업시간을 보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교육대학교의 총 수업시간은 1백50학점에 1백80시간쯤 되는데 이 가운데 컴퓨터 관련시간은 2학점 3시간에 불과합니다. 이 시간으로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이와 관련해 최근 교육부에서 컴퓨터 시간을 6학점으로 올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지만 이것으로도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죠.
최정재 교사=대학교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동기부여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컴퓨터교사에 대한어느 정도의 보상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처럼 컴퓨터를 전공하지않은 교사들이 자원해서 컴퓨터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교육청은 이들 교사에게 컴퓨터실을 잘못 운용했다며 경위서를 제출토록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형편에서 누가 컴퓨터교사로 자원을 하겠습니까. 컴퓨터 비전공자를 컴퓨터교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 교사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김동옥 전산담당관=교육부는 교육대학과 일반대학을 통해 컴퓨터 전문교사를 대거 배출하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연구중입니다. 또 이미 현장에서 컴퓨터교육을 하고 있는 교사들이 얼마나 컴퓨터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도 연구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사양성에서 특히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컴퓨터 전문교사보다는 일반교사에 대한 교육이라고 봅니다. 현재의 교과과목에서 중점을 두는 부문이언어·수리·정보의 해석·활용인데 이 방법이 정보기술을 활용하지 않으면안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일반교사들에게 정보화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은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보화가 교원에게 기회로 느껴지도록 정책방향을 수립하려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주임교사제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사연수의 경우는 금년부터 경희대·데이콤·교육부 등을 중심으로 교장·교감·장학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행중입니다. 앞으로 전국 1교 1교사정도는 연수를 받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회=일부에서는 교사양성문제가 현실에 맞는 컴퓨터설치 등 기반조성에이어 오히려 두번째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요.
최정재 교사=그렇습니다. 제가 평소 컴퓨터교육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반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금여력이 좋아 새로운컴퓨터를 즉시 도입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 설치돼있는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각급 학교에 컴퓨터실은 준비돼 있으나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하드웨어가 제대로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디스켓 등 소모품도 충분하지 않아 심한 경우에는 필요한 프로그램을 매일 복사해야 할 정도입니다.
김동옥 전산담당관=최선생의 지적은 사실입니다. PC를 갖고 있는 학교도운영여건이 여의치 못해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현재까지 PC보급실태를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1교 1실 96.3%가 보급되어있어 수치로만 보면 일본보다 보급률이 높지요. 그러나 내용적인 면에서 보면 XT가 주종이어서 비교가 안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 정부는 2003년까지 학교당 2교실 이상의 컴퓨터보급을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경우에 따라 다소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회=시설문제뿐 아니지요. 현재 컴퓨터교육 관련교과는 실업학교를 제외하고 선택과목이나 실과기술과목의 한 단원으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역시 체계적인 정보화교육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닙니까.
김동옥 전산담당관=현재 컴퓨터교과는 실업계 학교에서는 필수과목이며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돼 있습니다. 초·중등학교에서는 실과과목의 일부로 편성돼 있죠. 최근들어 각급 학교가 「열린 교육」 실천을 표방하면서 전체 교과에서 필수이수시간을 줄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컴퓨터교과를 반드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여겨집니다.
정보화를 두가지로 나누어 보면 컴퓨터·인터넷 등을 직접 배우는 정보화교육도 있지만 모든 교과과정에 정보화가 포함되는 교육정보화도 있습니다.
좀 미시적으로 보아 학생들이 초·중등교육을 받으면서 교과단위가 아닌단원수준으로 들어가면 안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명분만 앞세워 컴퓨터교과목의 별도신설을 부르짖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병길 책임연구원=맞습니다. 현재의 교과편성이 정보화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인가가 전반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컴퓨터과목을 필수로 해야한다」 또는 「안해도 된다」는 의견은 국민적 합의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규정 교수=컴퓨터교과 편성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장 재량으로 주당 1시간씩 선택이 가능하도록 돼있고, 중학교에서는 주당 1∼2시간으로 한문·환경 등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으며고등학교도 이와 별 차이가 없지요.
컴퓨터를 별도의 선택과목으로 해 놓으면 시골에서 자라나는 학생은 고등학교까지 농업만 배우고 졸업할 가능성이 높지요. 그러면 컴퓨터에 관한 기초지식을 전혀 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컴퓨터를 독립적인 과목으로 편성하기보다는 단원차원에서 필수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집니다.
손병길 책임연구원=외국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영국은 11개 필수교과중 하나로 정보기술과목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체육교과를 제외한 나머지의 각 교과에서 정보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주문하는 것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나라도 있어 이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인적자원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교육특성을 고려할 때 어느방법이 좋은지는 심사숙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학교시설의 문제만 탓하고 학생에게 이론적인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않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PC의 가정보급률이 30%가 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기초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교육을 사설학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론적인 것이라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지않겠습니까.
한규정 교수=이 문제 역시 대학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컴퓨터교육을 제대로 받은 교사가 배출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현재 11개 교육대학에서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인천·광주 등 2개교밖에 없습니다. 그외의 대학에서는 3학점 정도를 배울 수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것은 정말 문제라고 봅니다.
사회=이로 인한 컴퓨터업계의 어려움도 적지 않지요.
박지호 이사=그렇습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인력을 산업체에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일부에서는 제품의종류에 따라 교육학을 전공한 전문가나 유아교육을 전공한 사람을 투입하면되지 않냐고 말하고 있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족한 게 많지요.
현재 유치원 교육용 SW의 경우는 유치원교사, 초등학교 저학년 담당교사등으로 자문을 구한 다음 전문적인 원고집필은 대학교수 등으로 나누어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용할 만한 인적자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질좋은 SW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앞으로 컴퓨터를 전공한 교사배출과 함께 이들이 좀더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이제까지 정보화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이 지적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쳐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지요.
김동옥 전산담당관=무엇보다도 PC의 보급 등 시설확충이 우선이 될 것입니다. PC와 LAN환경 등 기본환경이 구축되는 것과 동시에 PC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등이 시급히 구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교원양성을 통해 선생님에게 정보화기회가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규정 교수=각급 학교에 멀티미디어PC가 갖춰진 2개 이상의 실습실을 설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당장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각급 학교에 있는 TV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컴퓨터교육을 TV를 통해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이는 교육부가 조만간 서비스할 이더넷의 활용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의미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정재 교사=일단 정보화교육은 교사가 알아야 하는 게 먼저입니다. 정보화교사는 의미상 둘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컴퓨터 전문교사, 다른하나는 일반교사입니다. 교사에 대한 연수도 이 둘을 차별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중 시급한 것은 일반교사죠. 연수방법은 전문교사의 경우 이론적인 교육을 강조하고, 일반은 활용쪽을 강조해야 하겠습니다. 활용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소프트웨어를 교육해야 하는지도 정부차원에서 결정할 필요가있습니다. 일반교사 연수시간의 경우 30시간·60시간·1백20시간짜리가 있는데 30시간은 구청에서 담당하고 있고 연수과정은 데이터베이스·워드프로세서·저작도구 등 과목별로 나뉘어 진행중인데 호응이 좋습니다.
또다른 연수방법으로는 자율연수가 있는데 매우 잘 되고 있고 컴퓨터연수의 호응이 큽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나 민간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최소 16시간으로 해 연수학점제와 연결해 주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 학교차원에서도 컴퓨터연구회 소속교사 등을 위주로 방학 등을 이용,교내 교사교육을 담당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요.
박지호 이사=교육용 SW를 개발할 때 전문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루트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제 제작에 투입할 인원은 대학에서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교사에 대한 커리큘럼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등 새로운 개념에 대한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문대나 학부과정에서 커리큘럼에 삽입하는 것이 시급한 일입니다.
사회=최근 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음란물 유포 등 정보통신윤리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리라 보는데 어떻습니까.
손병길 책임연구원=그렇습니다. 정보통신윤리문제는 학교에 관계된 사람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부모가 컴퓨터를 모르면 불건전 정보접촉이더 늘어납니다. 부모에 대한 국민적 차원의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적 차원에서 교육정보화가 승화돼야 합니다. 성인이 모르는 분야에 새로운 윤리가 만들어지는 곳이 정보통신윤리분야입니다. 이 분야를 방임하면 안됩니다. 이제 정보통신예절 등을 국민적 차원에서 가르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넷이든 컴퓨터든 이제는 도구에 불과한것입니다. 이들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과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예절교육은 사회적 자원을 동원해야지 교사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문제입니다. 범사회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사회=교육정보화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필요합니까.
손병길 책임연구원=정보라는 것의 속성은 공유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정보를 만드는 것이 정보공유의 개념이죠.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정보독점·경쟁마인드가 너무 뿌리깊게 확산돼 있습니다. 이번의교육정보화운동을 정보공유정신으로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옥 전산담당관=정보화교육의 1차적인 책임은 학교에 있지만 이를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가정을 비롯, 산업계 등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교육정보화운동을 사회적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정부의 투자는 물론 가정을 비롯, 언론 등이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사회=교육용 소프트웨어산업 발전도 정보화교육을 사회적 운동으로 전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박지호 이사=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오락용과는 다릅니다. 오락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판매의 책임은 개발사와 유통이 50 대 50 정도이지만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경우는 개발사의 책임이 95% 이상입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판매부진은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에 안팔리는 것이지 유통사가 영세해서 안팔리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문제는 개발비용입니다. 제품당 대략 1억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되는데 영세한 개발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경우 개발비를 회수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간을 버티기란 영세업체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사간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규정 교수=SW의 개발·보급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도 막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컴퓨터사용자사이에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가 아무런 죄의식없이 이뤄지고 있어서야 어찌 정보화교육을 사회적 운동으로 승화시킬 수가 있겠습니까. 교육부에서 소프트웨어를 대량으로 싸게 사서 학교 등에 배포해 소프트웨어는 돈을 주고 사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방안도 정보화교육을 사회적 운동으로 앞당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회=주제를 바꿔 교육정보화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예산이필요할텐데요.
김동옥 전산담당관=정부는 업계에 SW개발자금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예산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업계가 요구하는 만큼의 예산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그램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의 자금지원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손병길 책임연구원=학교에서는 무조건 많은 예산만 요구할 게 아니라 양질의 교육을 위해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통신료문제를 한번 봅시다. 만약 인터넷교육을 전화선 등으로 하려면 학교예산을 다 들여도 통신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이런 문제는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학교 나름대로 다양한방안을 연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회=교육정보화의 성패는 2000년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토론된 내용이 국가의 정보화교육 정책수립과 교육기관이 올바른 자리매김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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