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에어컨..전력난 대안을 찾아라

지난 94년 여름 전력예비율이 사상 최저인 2.8%대를 기록하면서 시작된 전력수급 문제는 이제 초여름만 되면 연례적인 핫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전력문제와 관련 정부 주무부처인 통산부와 공급자인 한국전력은 올해도예외없이 빠듯한 전력사정을 호소하고 각종 인센티브 제시와 대국민 절전운동을 호소하고 있다.

통산부가 예상한 올해 전력수요는 작년보다 약 11% 증가한 최대 3천4백58만로 예비율은 정상기온일 때 4.7%, 이상고온시는 1.6%로 작년보다 악화될조짐이다.

통산부는 이처럼 전력난 심화를 경고하면서 그 주된 이유로 작년보다 활발한 산업활동과 에어컨 등 냉방기기 보급 증가를 들었다.

전력수급과 관련 통산부와 한전이 에어컨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주목한것은 88년부터다. 그당시 에어컨 보급률이 7%에 불과했지만 판매에 가속도가붙고 가전업체들이 대대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에어컨은 전력난의 주범으로경계받기 시작했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로 인한 전력수급 문제는 절대적인 전력생산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여름철에 일시적으로 「첨두부하(Peak Load)」를 극도로 가중시킨다는 데 있다.

한전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에어컨 50만대가 일시에 가동되면 1백80만의 전력이 소모된다고 한다. 이는 1백만급 원전 2기가 거의 완전 가동되야 하는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한여름에 일시적인 상황이므로 한전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서 발전소를 짓기보다는 전력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고 고효율기기를 개발하는 방안과 가스·빙축열 등 대체에너지 활용, 에너지 수요를 분산시키는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94년 완료된 고효율 룸에어컨 개발이나 지난해 시도한 중대형 고효율에어컨 개발계획은 모두 이러한 취지에서 추진된 민관합동 프로젝트의 하나였다. 그러나 성공조건부로 시도된 고효율 에어컨 개발계획은 턱없이 부족한연구지원비와 사업성을 보장하지 못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보류된상태다.

또한 직접 수요제어 방식에 기초한 원격제어 에어컨 개발도 소비자들의 협조를 전제로 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관련업체에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에어컨에 대한 소비효율등급제도는 에너지 절감효과에 기여한 바도있지만 많은 점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3년 에어컨에 소비효율등급제가 적용된 이후 불과 1년만에 대부분의업체들이 1등급 제품을 획득, 등급제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국내 에어컨업계의 기술수준이나 국제적인 동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절전효과에만 급급했던 소비효율등급제는 외산 고효율 컴프레서의 대량수입을 유발, 국내 컴프레서 산업을 고사시키고 에어컨 업체들로 하여금 원천기술 개발이 아닌 편법을 통한 고등급 획득에만 집착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그동안 정부와 한전이 시도한 다양한 전력수급 대책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즉 국민소득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길이 막히고 공해가 심하니 자동차구입을 자제하거나 강력한 인센티브 없이 소형차를 사라고 하는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처럼 생필품화하고 있는 에어컨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도 발전소를 지어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업체의 논리는 물론 앞으로도 성장가능성이 막대한 에어컨시장을 위축시킬 수 없다는 이기심을 포장하고 있지만 어쨌든 정부와 한전의 논리는 업계의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도 통산부와 한전은 시간당 1천 이상을 사용하는 대형 수용가를 상대로 「부하이전 요금할인제도」 「자율절전 요금제도」 등을 제시하고있을 뿐 일반 가정에서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해선 에어컨에 특소세 부과를지속하고 공익광고를 내는 정도를 제외하곤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여름철 연례화하고 있는 전력수급에 대한불안감은 정부 및 관계기관의 장기 전력공급 대책 부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업체들의 소극적인 자세 때문이다.

그러나 에어컨을 포함, 각종 전기·전자제품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증가가불가피한 점을 감안할 때 좀더 근본적인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오기자〉

[인터뷰] 김진국 대우캐리어 에어컨 개발부장

『에어컨등 각종 공조기기와 관련해 국내업체들이 기본기술을 향상시킬 수있는 정책마련이 필요합니다』

대우캐리어 김진국에어컨 개발부장은 현재의 절전효과만을 겨냥한 소비효율등급정책은 업체들의 가시적인 고등급획득 요령만을 부추킬뿐 기술력확보에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일본·대만보다 더 높은 소비효율등급기준을 정해놓고 시판되는에어컨이 1등급에 몰려있다는 이유로 목표치를 상향조정하는 것은 발전소를지어서 해결해야할 전력공급문제를 에어컨업계에 전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분석하고 『국내실정에서는 1등급 목표치를 대폭 상향하거나 최저기준제를 실시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캐리어사를 통해 국제적인 신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는 김부장은 『선진국에선 컴프레서·열교환기등 핵심부품개발과 대체냉매에어컨등 차세대제품연구가 정부나 업계차원에서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실정은 업체간 정보교환도 없이 점유율 경쟁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유형오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