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히타치, 16MD램 증산 일단 유보

마침내 메모리반도체의 주력제품인 16MD램의 증산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3위의 반도체업체인 히타치제작소가 시황악화를 이유로 16MD램의 생산력 증강계획을 일단 유보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히타치는 16MD램의 생산력을 현재의 월산 9백만개수준에서 올해안에 1천5백만개로 끌어 올리려던 증산계획을 사실상 동결한 것이다.

증산계획을 동결하는 이유는 역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감이다.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대폭적인 증산은 시장을 혼란시킬 뿐』이라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공급과잉 우려는 모든 업체에 공통된다. 따라서 히타치의 이번 결정은 대형 반도체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감을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동시에 그간 각 업체들이 취해 온 시황대응책에 한계가있음을 반증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PC시장의 성장둔화를 배경으로 시작된 지난해 말이후의 메모리가격하락에대응해 업체들은 세대교체 의도로 전세대인 4MD램의 감산과 16MD램의 증산을 병행 추진하는 전략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4MD램의 가격하락과 함께 16MD램의 가격도 연초의 절반수준으로 까지 떨어져 결과적으로 4M제품의 감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황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급과잉을 이유로 내린 히타치의 증강계획 동결조치는 한시적이며 반도체시황의 장기전망도 아니다.

히타치는 곧 월산 1백만개의 생산체제에 들어간다. 시황이 회복되면 히타치는 생산력 증강에 다시 나설 예정으로 7월이후 증산에 대해 재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가격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올 한해는 월산 1천만개의 생산체제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차세대제품 설비투자에 대해선 각 대형업체들이 여전히 의욕적이다.

현시점에서의 시황혼란과는 무관하게 다음 세대를 겨냥한 설비투자는 결코줄이지 않겠다는 게 대형 업체들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즉 16MD램은접어두고 64MD램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투자대상은 64MD램이다. 반도체공장의 착수에서 가동까지는 2년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98년경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64MD램에서 어느정도의 공급력을 지니느냐가 관건이며 각 업체들이 이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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