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중계에 대한 위성방송 관계자들의 반응은 이 계획이 자칫 위성방송산업 자체를 고사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가장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그룹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세트톱박스 공동개발을 추진했던 전자업체들이다.
이들 전자업체는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그동안 힘들여 개발했던세트톱박스의 수요확보가 난망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자업체들은 상업성을 전제로 한 위성방송의 기본 시청자의 주대상을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있는 계층과 난시청지역」으로 하고 있는데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중계가 이뤄질 경우 세트톱박스의 수요는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는 도시 중산층의 경우 저가의케이블TV에 가입해 위성방송과 케이블TV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데 굳이 고가의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구입해 위성방송을 시청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분석이다.
또한 난시청지역인 산간벽지의 주민이나 케이블TV 미시청지역 주민으로부터의 세트톱박스 수요도 기대이하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비싼 위성방송용세트톱박스를 구입할 경제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자업체들은 이런 분석을 전제로 케이블TV를 통한 위성중계가 현실화될경우 올해 위성방송 수신용 세트톱박스 국내수요는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 수요를 포함해 기껏해야 5백여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에서는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중계가 시행될 경우세트톱박스 생산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위성방송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잠재적 위성방송 사업자들 역시 케이블TV를통한 위성방송 전송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위성방송 시청자확보 및 광고시장 확대를 위해 케이블TV를 통한위성방송 전송이 긍정적인 측면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위성방송이 케이블TV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유료채널을 전제로 한 위성방송의 본궤도 진입을 위해서는 새 방송법 통과에 따라 선정된 사업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가입자 관리회사를 만들고 이컨소시엄이 위성방송에 대한 추가채널 확보, 가입자 확대, 수신료 배분 등을관리해야만 한다.
그러나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전송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이미 케이블TV에 종속돼버린 위성방송이 독자적인 육성방안을 마련하기는 거의 힘들전망이며, 향후 방안이라고는 케이블TV SO와의 협의를 통해 수신료를 받아내는 것뿐이라고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미 방송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중계유선방송업자들과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의 움직임도 주목의 대상이다.
PP의 경우 케이블TV 채널내에 12개사에 달하는 경쟁채널이 진입함에 따라심각한 시청률 하락과 함께 수입원인 광고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계유선방송업자들의 경우도 돌파구 마련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위성방송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 위성방송에 대한 전송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전송은 지적재산권에 일대 혼란을 빚을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전송사업자가 서비스된 내용을 재전송하는 것은 지재권에 위반된다는 것이 국제관례이기 때문에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전송은 예외규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 이 예외규정에 대해 중계유선방송업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낼지도의문이다. 중계유선방송업자들은 『종합유선방송이 위성방송을 중계할 수 있다면 중계유선방송에서도 굳이 중계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만약 현재 전국에서 6백여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중계유선방송에서 위성방송을 송출한다면 위성방송 사업의 성패뿐 아니라 종합유선방송의존폐까지 뒤흔들 소지가 있다.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전송은 정보통신부와의 세부협의를 전제로 하고있어 이에 대해 정통부가 어떠한 반응을 표명할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하고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조영호·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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