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표시제도에 의해 각종 전자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거래가격과 차이가 커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에 전자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2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가전제품에는 정해진 가격이 없다」 이 말은 형식상 표기된 권장소비자가격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이다.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제품에 표시된 권장소비자가격대로 제품을 샀다면 누구나 속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권장소비자가격은 제품의 가격인하 기준으로 밖에 적용되지 않는다.
권장소비자가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소비자입장에선 제품을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가격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이 전자제품을 싸게 사고도 혹시 다른 사람보다 더주고 사지 않았을까하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게사실이다.
현재 전자제품 대리점의 거래가격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출하가의1백4%에서 1백10%선에 이른다. 양판점의 전자제품 판매가격은 공장도가 수준이다. 할인매장이나 상가의 도매상가에서는 출하기 아하에도 거래되고 있다.
가전제품의 가격구조는 유통채널에 따라 크게 3중구조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가격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셈이다. 어떤 상품을 어디서 구입하는가 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그러나 각 유통점의 전자제품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대단하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가격표시제 실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88.1%가 권장소비자가격이 실제가격보다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밝혔다.
뿐만아니다. 흥국생명이 서울지역 직장인 6백50명을 대상으로 「가전 구매의식 및 성향」을 조사한 결과도 이와 비슷한 응답을 보이고 있다. 조사 대상의 73.1%가 상품에 표시된 권장소비자 가격이 생산자에게 유리하도록 책정돼 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 4명중 3명꼴로 권장소비자가격을 믿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이상(52.7%)이 「가격파괴」상품의 가격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의 심각성을 반증해 주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모든 전자제품에는 권장소비자가격이 버젓이 붙어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공장도가격과 달리 1차, 2차유통마진이 포함된 「안내가격」으로서의 지표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또다른 의미에서 권장소비자가격표시는 유통점의 보호측면에서도 일조를 하고있다.
가전업체의 경우 업체별로 1천5백여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다. 컴퓨터나 통신업체들의 경우도 수량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수백개의 유통점을 보유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들 업체쪽에서 보면 권장소비자가격표시는 명확한 소비자가격을 표시함으로써 대리점간의 무모한 가격경쟁을 자제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권장소비자가격은 실판매가격과 동떨어진 가격인하율의 기준으로적용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을 뿐이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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