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테라 컴퓨터 시대 다가온다

꿈의 스피드, 테라플롭스(FLOPS)를 실현한 슈퍼컴퓨터가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알버커키에 있는 산디아국립연구소는 오는 11월 세계에서 가장 빠른1.8테라플롭스의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슈퍼컴을 인텔社로부터 들여올 예정이다. 1테라플롭은 초당 1조번의 부동 소수점 계산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슈퍼컴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꿈의 스피드로 불려왔다.

현재까지 수립된 최고의 슈퍼컴 처리 속도는 역시 산디아인텔 팀이 지난 94년 12월에 실현한 281기가플롭스.(1기가는 10억을 뜻하므로 이는 0.281 테라플롭스에 해당한다.)

따라서 새로 들여올 산디아국립연구소의 테라 컴퓨터는 단순 비교로 기존최고 속도의 슈퍼컴보다 6배이상 빠른 처리 능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컴퓨팅 파워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도 오는 2002년까지 슈퍼컴에 9억4천만달러를투자키로 하고 ASCI(가속적 전략 컴퓨팅 계획)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이는 오는 98년말까지 3테라플롭스의 슈퍼컴을 개발한 뒤 2000년께 10테라플롭스, 2002년말께 1백테라플롭스의 슈퍼컴을 확보한다는 프로젝트다.

이같은 발전 속도라면 2005년께는 5백테라플롭스의 컴퓨터가 등장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일부 낙관적인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를비행기에 비유한다면, 지금은 1초동안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까지 갈수 있지만 2005년엔 같은 시간에 지구에서 달을 왕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컴퓨터는 어디에 사용될 것인가.

과학자들은 신물질의 원자구조 분석, 완벽한 3차원 항공기 설계, 자동차충돌 결과의 다가적 분석 등 이용 분야가 널려 있다며 심지어 5백테라플롭스의 슈퍼컴으로도 적절한 시간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에너지부가 테라컴퓨터의 개발에 심혈을 쏟는 이유중의 하나도 물리적인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핵무기 모의실험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도 컴퓨터를 통한 핵무기 모의실험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2차원적인 실험밖엔 할 수 없는 형편이고 모의실험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3차원적인실험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최소 1백테라플롭스의 컴퓨터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ASCI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에너지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美국립과학재단(NSF)은 여기서 더 나아가 테라플롭스의 1천배를 뜻하는페타플롭스와 엑사(1백만의 3제곱)플롭스 컴퓨터의 필요성까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일반적 예상으로는 칩의 개발 속도가 이같은 컴퓨터의 개발요구를 따라가기엔 무리라는 판단이다.

美항공우주국(NASA)의 엘리트 멤버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릭 스티븐은 오는 2010년이 돼도 엑사플롭스는 고사하고 페타플롭스 컴퓨터를 실현할 칩의개발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때문에 현단계에선 1백테라플롭스의 컴퓨터개발조차도 환상적인 사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에너지부의 슈퍼컴 개발 계획이 개척자적인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에너지부는 새로운 슈퍼컴 제조기술을 조심스레 모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산디아 연구소의 1.8 테라플롭스 슈퍼컴 개발을 위해 인텔이 사용한 기술은 초병렬 프로세싱. 펜티엄 프로 칩 9천18개를 연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부는 그러나 초병렬 프로세싱과 병행해 10테라플롭스 컴퓨터 개발에대칭형 멀티프로세싱 기술을 응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칭형 멀티프로세싱은 모든 프로세서들이 동등한 입장에 있도록 함으로써입출력 장치들이 어떤 프로세서와도 연결될 수 있으며 작업 부하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것으로 현재 IBM, 실리콘 그래픽스, 크레이 리서피, 휴렛 패커드, 디지털 이퀴프먼트 등이 기술 개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한편, 이같은 과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분야에서도 테라컴퓨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우주, 자동차·의약분야는 물론 심지어 엔터테인머트 산업에서도 금세기중에 테라컴퓨터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IBM의 마크 버그만 슈퍼컴 부문 책임자의 전망이다.

<오세관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