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인터네트 병목 심각 "짜증"

인터네트의 병목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인터네트 열풍이 불면서 국내와 국제 회선을 가리지 않고 회선 부족사태가 일어나 지난해말과 비교해 전송속도가 크게 느려졌고 접속이 제대로안되자 사용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인터네트 붐이 일어 사용자 수는 크게 증가했으나 필요한 회선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네트 이용자 수 증가는 최근 발표된 여러 통계수치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전산원이 지난 2월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호스트 수는 4만5백73대에 이르러 매월 10.7% 이상 증가하고 있다. 또 이용자도 8백64개 기관가입자와 2만2천여명의 개인가입자를 포함 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지난해 5월 한국전산원이 밝힌 기관가입자 4백34개, 개인가입자 6천여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구기관 등 공공망에접속된 기관의 수는 별로 늘어나지 않았으나 코넷·보라넷 등 상용 인터네트에 접속된 기관가입자의 수는 1백24개에서 5백4개 기관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PC통신을 이용한 인터네트 사용도 증가했다. 초보자를 비롯해 가장 많은사용자들이 접근하고 있는 데이콤 천리안의 경우, 최근 자체 조사자료에 의하면 작년 5월 4만5천시간 정도에 그치던 인터네트 접속시간이 지난 3월의경우 약 20만시간, 텔네트로 천리안에 접속해 들어온 시간은 10만시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용시간의 폭증에도 불구하고 국제 인터네트 회선은 상대적으로 답보상태에 있다.

대표적인 병목 현상을 보이는 곳은 1백57개의 기관가입자가 이용하고 있는한국통신의 코넷망이다. 미국 스프린트사 연결된 T1(1.544Mbps)라인 한 회선만을 이들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어 심한 경우 모뎀접속보다 전용회선을 이용한 접속이 더 느린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T1(1.024Mbps)급 회선으로 전용회선서비스를 받고 있는 기업의경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초당 10kB 정도의 전송속도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심한 경우 14.4kbps급의 모뎀접속보다 훨씬 느린 초당 0.1kB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2백30개 기관가입자와 6천여명의 개인가입자가 접속돼 있는 아이네트 기술의 누리네트는 최근 MCI와의 기존 T1회선 외에 4월 중으로 UUnet와의 T1회선을 새로 연결할 계획이고 연내에 T2급 회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PC통신 천리안과 보라넷 전용회선 이용자가 함께 사용하는 데이콤 보라넷의경우 기존 스프린트사와의 T1회선 외에 MCI와 T2회선을 연결시킬 예정이다.

따라서 상용망에서 회선 부하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회선이 중간에 다운되는 등 트래픽이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PC통신의 인터네트 관련 게시판이나 한글 뉴스그룹(han.)에서는 접속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있다.

인터네트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돈은 해외 서비스보다 비싸고 회선품질은 뒤떨어지는 국내 서비스업체들이 정신을 차리도록 하기 위해서는해외 인터네트 서비스업체가 국내에 상륙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도 하는실정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내 인터네트망간의 연동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국내 사이트간에도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국내 사이트라고 해도 같은 망에 접속되어 있는 기관의 경우 회선의 용량에 따른 속도가 나오지만, 다른 망에 접속되어 있는 사이트를 찾아갈 경우해외의 망을 거쳐서 다시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보다 오히려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지난 2월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국내 인터네트망간연동계획(KIX:Korea Internet Exchange Node)이 추진돼 한국전산원을 중심으로 T1급 회선으로 현재 연결돼 있는 상태지만 코넷망의 경우 전산원과의 연결이 되지 않고 망간 트래픽이 심해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는실정이다.

특히 망간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한국통신과 한국전산원간에국내 인터네트망 관리의 주도권 다툼이 적지 않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오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인터네트 붐이 국내 데이터통신의 성장과 연결되려면 전시효과만을 노린 홍보성 인터네트 사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안목에서의 인터네트 인프라구축을 위한 민·관·학 공동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구정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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