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기업 씨티은행이 고객에게 우리돈 11경 80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잘못 송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내부 계정 담당자 등을 인용해 지난해 4월 씨티은행이 한 고객 계좌로 280달러(약 41만원) 대신 81조 달러(약 11경 8244조원)를 실수로 입금했다고 보도했다.
엄청난 금액이 잘못 입금됐지만 결제를 처리한 직원과 거래를 확인하는 두 번째 담당자 모두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어 세 번째 직원이 결제 처리 1시간 30분 만에 오류를 발견하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해당 결제는 이튿날 처리되는 것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직원과 고객 모두 별다른 금전적 손실은 입지 않았고 원래 예정대로 수정 처리됐다.
씨티은행 측은 거래를 바로잡았지만 이 '위험 회피' 사례를 미 연방준비제도(FRS)와 통화감독청(OCC)에 보고했다.
이 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FT는 지난해 씨티그룹에서 10억 달러(약 1조 4607억원) 이상의 송금 실수 사례가 10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마저도 전년도 13건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마크 메이슨 CFO는 정보 품질 개선과 위험 관리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7월 씨티은행은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1억 3600만 달러(약 1986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