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D램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올들어 삼성전자가 싱크로너스 64MD램 양산을 발표, 이의 생산비중을 대폭 늘려나가기로 한데 이어 LG반도체가 최근 업계 처음으로 18M 램버스D램 양산을 시작, 국내 반도체업체들간 고속 D램 시장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속 D램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경쟁체제를 이루면서 활기를 띠고있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가격하락 및 공급과잉 전망 등 불투명한 D램 시장경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에따른 타개책으로 주력제품을 고성능 D램으로 빠르게 전환시켜 호경기때와 같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경기국면도 호전시켜보겠다는 D램업체들의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물론 주 수요처인 PC의 환경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 고속처리를앞세운 고기능화의 급진전이 메인메모리로 사용되는 D램의 고속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PU의 처리속도가 10년전에 비해 5배이상 향상된데 반해 메모리는 겨우 2배 남짓한 수준의 향상에 그쳤다. 메모리와 CPU의 이같은 처리속도 차이는 PC 고성능화 구현에 있어 병목으로 작용해온게 사실이다. 특히 멀티미디어 추세에 편승해 각종 그래픽 정보가 늘어남에따라 고속 D램의 중요성은 한층 부각됐다.
이에따라 가장 먼저 선보인 D램은 EDO(Enhanced Data Out)제품이었다.
그러나 EDO는 기존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역부족이라는 것이 곧 판명됐다. 고속 페이지모드 기능을 갖춘 범용 D램에 비해 평균 15%의 처리속도 향상을 보인 EDO는 이제 범용제품을 완전 대체하는 수준에서 그 기능을 다해가는 형국이다. 대다수 메모리업체들이 16MD램 이상 제품에서는 범용 D램 생산을 거의 중단하고 최소한 EDO 내지는 싱크로너스 기능을 부가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추세다.
올초 64MD램 양산을 발표하며 싱크로너스 D램(SD램)시장 선점에 적극나서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력제품인 16MD램 가운데 SD램의 생산비중을현재 5%선에서 연말까지 3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2백56M SD램을 개발해 SD램에서의 의지를 보인 현대전자도 연내에 16M SD램의 생산비중을 최소한 전체 16MD램 생산량의 15%까지 끌어올려 나가기로 했다.
고속 D램시장에서 특화전략을 구사해온 LG반도체는 최근 그래픽 지원능력이 탁월하고 PC 메인메모리로도 채용할 수 있는 18M 램버스D램(RD램)을 발표하고 올해 2백만개를 시작으로 97년 1천만개, 98년에는 3천만개이상을 생산, RD램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NEC·도시바·히다치 등 일본의 대형 D램업체들도 16M SD램의 가격을 EDO제품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내려 수요확대를 유도해나가는 한편 생산비중도 각사별로 연내까지 15∼25%수준으로 늘리고 97년말까지는 50%선까지 확대, 고속 D램시장에서 한국 반도체업체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EDO제품이 채 꽃 피우기도 전에 싱크로너스와 램버스 제품의 잇따른 등장으로 앞으로 본격 열릴 고속 D램시장의 판도가 벌써부터 업계의 비상한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관심의 초점은 과연 어느 제품이 D램의 주력시장인PC메인 메모리로 채용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각 조사기관마다 시기적으로 주력제품의 부상시기를 다르게 전망하고 있지만 대략 시장주도 순서가 EDO-싱크로너스-램버스의 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일치하는 것 같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97년까지 EDO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97년 이후 싱크로너스 제품이 서서히 메인메모리로 자리잡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4MD램이 PC의 주력 메모리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99년 이후부터 램버스의 위력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가격과 양산성에서 앞서는 싱크로너스 제품과의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대다수 업계전문가들은 『싱크로너스 D램에 비해 처리속도 등의 성능면에서앞서는 램버스D램이 메인메모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위해서는 가격경쟁력과 양산성에서 별 문제가 없어야 된다』고 지적한다. 수요업체입장에선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도 가격 메리트가 없고 공급이 안정되지 못한 제품을메인메모리로 채용하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싱크로너스제품의 우세승을 점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 램버스D램 채용확대에 걸림돌 역할을 해온 램버스社가 기술공개를 포함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데다 그간 램버스 D램 진영에참여치 않던 현대전자와 히다치 등이 64M RD램 개발에 신규 가세하는 등빠른 전력보강이 이루어지고 있어 속단하기는 이른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업계관계자들은 『표준 고속 D램으로 자리잡기 위한 싱크로너스와 램버스의 싸움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특히 D램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메인메모리시장을 장악하는 제품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이 될 가능성이높아 PC 표준 메모리로의 자리매김을 위한 싸움은 국가간·업체간 치열한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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