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신 서두르는 용산전자상가 (10.끝)

오늘도 용산에서는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이 엇갈리고 있다. 불과3∼4명밖에 안되는 종업원으로도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수백명의 직원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비운을 맞는 기업도 있다.

용산은 지현재 영욕성쇠가 교차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흥망의 외풍이 가장 심한 곳은 컴퓨터 매장. 벤처 아이템인만큼 뜨고 지는업체가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대형 컴퓨터 유통업체인 소프트라인의 부도로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기도 했다. 소프트라인의 부도는 비단 그 회사만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른 2백여 협력업체의 타격은 회복하기에 너무 큰 상처로남았다.

소프트라인의 부도 원인은 무리한 확장 등 경영의 실수로 인한 것이다.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는 컴퓨터시장의 빗나간 경영방식이다. 대형 유통점외에소규모 영세 유통점들의 철시는 더욱 거세다. 하루가 다르게 폐업이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뜨는 기업도 많다. 컴퓨터 보안기 전문업체인 그린피아(대표崔鍾國)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챔프 등이 주도하고 있던 보안기시장에 진출해 불과 2년여 만에 업계 수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불과 30여명의 직원들로구성된 소총부대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영업력으로 시장을 조금씩 석권하고있다.

그린피아가 이처럼 성장기업의 대열에 진입한 것은 무엇보다 영업력과 기술력, 그리고 기업윤리가 융합된 핵과 같은 폭발력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보안기업체로는 최초로 KT마크를 획득해 관계 및 업계의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 성장의 요건이 됐다. 이와함께 맹렬 여사원이 발로 뛰는영업은 컴퓨터경기의 침체도 먼나라 얘기와 진배없다.

『중소기업이 망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사장의 의지에 달려 있다. 목숨을내놓고서라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중소기업의 부도는 막을 수 있다.

부자는 망해도 3년 먹을 것이 있다는 느슨한 마음가짐으로 기업을 운영하기때문에 요즘과 같은 연쇄부도의 참상을 겪는 것』이라고 崔종국사장은 말한다.

그린피아의 또 하나 특색이 있다면 그것은 「농촌사랑」 기치이다. 전자산업과 농촌운동이라는 상치된 개념을 접목시켜 농촌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모든 판촉물은 우리 농산물로 한다. 때마다 우리 농산물 큰 장터를 개최하고전 직원이 참여하여 「우리 농산물 먹기 운동」을 벌인다. 「都農不二」를넘어 「電農不二」를 주창하고 있다.

『창업할 때 무엇보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사업타당성 분석을 거친다. 자금을 고려하고 유통망을 살핀다. 그러나 이 모든 준비과정을 철저히 마치고도실패하는 이유는 창업자의 의지부족이다』 崔사장은 이렇게 단정한다.

사람이 모이는 시장은 유기체이다. 망하고 흥하고는 사람에 달려 있다. 특히 첨단제품을 취급하는 용산 전자상가는 그 어디보다 크게 성공할 수 있는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그래서 젊은 사장이 많고 영세하지만 앞날이 밝은 기업도 많다. 단지 철저한 준비와 의지가 있는 자에게만···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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