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첨단 산업화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반도체 웨이퍼 공장유치 정책이 변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곳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려던 해외 투자업체들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고 이 나라의 산업화 계획도 차질을 빚게될지 모른다고 근착경제 주간지인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誌가 보도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말레이시아는 산업화 계획의 일환으로 자국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키 위해 외국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한국의 LG 그룹과 일본 히타치의 컨소시엄도 말레이시아측과 원칙적인투자합의를 보았다.
컨소시엄은 케다州 페낭 동쪽에 위치한 쿨림기술공원에 12억달러 규모의웨이퍼 합작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투자 허가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현재 투자 허가가 보류되면서 상황은 매우 유동적으로 변했다.
투자 허가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컨소시엄의 투자에 대한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우선, 마하티르 총리가 이번 컨소시엄의 투자와 관련, 말레이시아가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지나치게 양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컨소시엄은 당초 말레이시아측과 투자조건을 협의하면서 공장 소유권을 갖고 2억3천6백만달러의 자금을 현지 실세 금리인 8∼9%보다 낮은 연리 4.3%로제공받으며 10년간 세금 유예를 받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이와함께 투자 허가가 지연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반도체의 공급과잉 가능성과 그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인한 웨이퍼 공장들의 경영난에 대한 우려 대문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페낭에 있는 미국 전자업체 코마그사의 T.H.탄 전무는 향후 2∼3년후 반도체 공급 과잉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투자 허가가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당초 투자를 강력히 지원했던 말레이시아 통상부가 아직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으나 LG측은 말레이시아의 갑작스런 정책 변경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당혹해 하고 있다.
투자 효과는 별도로 하고라도 그동안 인접 국가들과의 투자 유치 경쟁에적극적이었던 말레이시아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엔 2개의웨이퍼 공장이 이미 건설돼 가동에 들어갔고 오는 2천년까지 총3백2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25개의 공장을 추가로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하나의 웨이퍼 공장을 갖고 있는 태국도 자국 업체와 미국 텍서스인스트루먼츠의 12억달러 규모의 합작 공장을 승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과 유치 경쟁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말레이시아의 태도는 최근갑작스레 달라졌다.
말레이시아 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그동안 추진돼 온 웨이퍼 공장 건설 계획들이 어떻게 결론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에 투자를 계획했던 업체는 한국의 LG나 일본의 히타치뿐만이 아니었으며 이들의 투자가 현재 모두 불투명한 상태라고밝히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태도는 첨단 산업 유치나 산업화 계획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내부에서도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 유치를 적극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현재 조립 생산에 불과한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산업은 웨이퍼 제조 공장을 유치해야 새로운 산업적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최근의 반도체 공급과잉 논란과 관련, 투자 유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하고 있어 이들 사이의 이견이 어떻게 조정되느냐에따라 말레이시아의 웨이퍼 공장 유치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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