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중기획 SW산업을 살리자 (6)

운용체제(OS) 시장현황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운용체계(OS)는 99.9%가 외국산이다. 또 이 99.9% 가운데 98% 이상이 미국제품이다. 나머지 2% 정도는 일부 일본업체들이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DOS/V"나 "98"시리즈 등 일제PC, 또는 후지쯔나 NEC의 중대형 컴퓨터기종에 탑재돼 있는 전용 OS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OS는 특정 공급회사의 하드웨어에서만 동작하는 전용제품과 하드웨어 공급회사에 관계없이 설치,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범용제품이 있다. 전용제품으로는IBM의 "MVS".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선OS".휴렛패커드의 "HP UX".애플의"시스템" 등이 있다. 특정 하드웨어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제품은독자적인 OS로서 시장가치를 따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표준범용OS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이 주도하는 비유닉스 계열과 선소프트등이 주도하는 유닉스 계열로 크게 나뉜다.

비유닉스 계열은 다시 "MS DOS"."PC DOS"."노벧 DOS"."K DOS"."윈도3.

1" 등 16비트 제품과 "윈도95"."윈도NT"."OS/2 워프"."OS/2 SMP" 등 32비트제품으로 나뉜다. 16비트 "윈도3.1"은 입출력과 기억장치 관리 등 OS의 기본기능은 "MS DOS"에 의존하면서 독자적인 그림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제공하는 독특한 형태이다.

비유닉스 계열은 인텔 .86기반 PC의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만큼 압도적이다. 1백%가 아닌 것은 "윈도NT"가 비인텔계열, 즉 축소명령어세트컴퓨팅(RISC) 프로세서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유닉스 계열은 지난해 말까지 도스와 "윈도3.1" 합작환경이 전체 PC용 OS의 95% 가량을 점유하고 있었으나 "윈도95"의 출현으로 현재는 70%선까지하락했다. "윈도95"의 점유율은 올해 말까지 전체 PC환경의 70%까지 상승할전망이다. "윈도NT"와 "OS/2"의 인기도 꾸준하게 증가, 전체 PC환경에서 비유닉스계열 32비트 OS의 채택률은 연말까지 85%에 이를 전망이다.

유닉스 계열에서는 선소프트의 "솔라리스 .86" 샌타클래라오퍼레이션스(SCO)의 "유닉스웨어"와 "SCO오픈서버", 넥스트의 "넥스트스텝" 등 4종이 선보이고 있으며 모두 32비트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기존 중대형 컴퓨터용 유닉스를 인텔 .86시리즈 PC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이식한 것으로서 486이상 펜티엄급을 주로 지원하고 있다.

유닉스 계열은 현재 국내에 보급된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탑재 컴퓨터 가운데 1%정도에 채용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전자.삼성전자.대우통신.LG전자 등 4사가 개발 공급하고 있는 국가기간전산망용 주 전산기의 경우"유닉스웨어"가 탑재돼 있다.

비유닉스 계열과 유닉스 계열 외에 네트워크전용 운용체계(NOS)라는 것이있다. OS의 기본기능은 도스에 의존하면서 파일서버나 프린트서버 용도로 사용되는 노벨의 "네트웨어"가 독보적이다.

각 공급사 현황과 제품별 전략을 보면 우선 MS는 "MS DOS 6.22"와 "윈도3.1"에서 곧바로 32비트 "윈도95"로 이행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며 실제 업계상황도 MS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MS는 하위 데스크톱 계열에 "윈도95",상위 클라이언트서버 계열에 "윈도NT"라는 양대 OS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IBM은 "OS/2"를 통해 업계의 32비트 OS환경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윈도95"가 발표되면서 이같은 계획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MS DOS"와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PC DOS"는 하위 PC사용자들 대상의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아래 현재 버전 7.0이 발표돼 있는 상황이다.

MS 다음으로 강력한 OS회사였던 한국노벨은 지난해말 미국 본사가 "유닉스웨어"를 SCO에 매각한데 이어 94년 "노벨도스"를 포기, 현재는 NOS인 "네트웨어"에만 주력하고 있다. 국내 4번째 OS 공급회사인 한국에이아이소프트는PC용 유닉스 원조인 "SCO오픈데스크톱"과 최근 미 본사가 노벨로부터 인수한"유닉스웨어"의 통합버전이 나오는 97년께 국내 제2의 OS회사로 도약한다는야심을 갖고 있다.

이밖에 현대전자.LG전자 등이 "솔라리스"를, 신명컴퓨터가 "넥스트스텝"을각각 일반 PC에 탑재해 클라이언트서버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나 그 실적은 미미하다. 한편 국산 OS는 지난 88년 시스템공학연구소가 한국형 OS라는 프로젝트로 개발을 시작, 우여곡절 끝에 92년 한국컴퓨터연구조합이 "K DOS"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으나 실제 환경에 투입돼 사용된 적은 거의 없다. 기능은차치하더라도 시스템 안정성과 신뢰성이 미지수여서 이 제품을 자사의 컴퓨터에 채용, 공급하겠다는 회사가 단 한곳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K DOS"의 실패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부터 예견되던 것이었다.

OS의 완성이 크게 자체프로그램의 개발과 이 프로그램을 토대로 한 시스템의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 등 2가지 단계로 나눠진다면 "K DOS"는 처음부터 2번째단계를 아예 생략해 버렸던 것이다.

사실 OS개발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따져본다면 프로그램 개발부문에는10%의 비중 밖에 안된다. 나머지 90%는 전 세계 하드웨어 회사들과 응용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소프트웨어 회사들과의 공조를 통한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에 소요되는 것이다.

결국 "K DOS"는 10%의 노력과 비용만을 들여 만든 제품을 발표한 셈이었다. 사실 OS는 어떤 회사가 만든 PC나 주변기기, 또는 수천 수 만여종의 응용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천차만별일수밖에 없는 사용자들의 요구나 취향을 만족시켜줘야 한다.

당시 개발자측은 "K DOS"가 외국산 "MS DOS"를 대체함으로써 이른바 수입대체 효과를 꾀할 수 있고 한글명령어를 사용함으로써 컴퓨터보급 확산에절대적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K DOS"는 발표 1년도 안돼 "한글윈도우3.1"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다. "한글윈도우3.1"의 그림명령어는한글로된 명령어보다 훨씬 쉬웠고 강력한 설득력을 가졌다.(사실 현재도 그렇지만 일반사용자들에게 도스 명령어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수입대체 효과를계산한 것도 큰 오산이었다.

MS 등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OS개발과 마케팅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자OS 판매에서 이익을 남기자는 전략을 포기하고 대신 응용소프트웨어에서 이익을 남기는 새로운 전략을 추구해 나가고 있었다. 이같은 우회전략은 응용소프트웨어가 지원되지 못하는 노벨에게는 치명타가 됐고 후발업체들이 OS개발계획을 스스로 포기토록하는 효과를 거뒀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K DOS"프로젝트의 실패는 이후 국내소프트웨어산업 환경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소프트웨어 업체들의개발의욕 상실을 불러왔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신감이 보다 팽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았다. 바로 우리나라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될분야와 그렇지않은 분야를 구분할 수 있는 상황 판단력을 가져다줬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업계에 대항해서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될 OS분야가 무엇인가를 찾아내도록 방향을 제시해 줬다는 것은 "K DOS"실패가 가져다준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 특별취재팀

<>컴퓨터산업부

서현진차장

이재구기자

함종렬기자

이일주기자

<>정보통신산업부

구근우기자

<>유 통 부

김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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