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 가전시대 (7)

멀티미디어가전시대의 패권을 쥐기 위한 세계 유수의 AV업체들의 경쟁은일부 상품이 선보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패권다툼은 초기에 누가 먼저 상품화하느냐에 따라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기술과 핵심부품기술 등 원천기술의 확보와정보통신과 컴퓨터,컨텐트업체들과 얼마나 연계돼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가름될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미디어가전시장을 둘러싼 패권경쟁은 필립스 등 일부 구미업체와 소니,마쓰시타 등 다수의 일본업체 등 양대 산맥에 가전3사 등 한국의 전자업체이가세하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중국 등 후발개도국 가전업체들의시장 참여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다.

멀미디이어가전시장의 선두주자는 일본업체들이다.

소니,마쓰시타 등을 비롯해 히타치,도시바,샤프,미쓰비시 등 종합전자업체에서 파이오니아 등 AV업체와 닌텐도,세가 등 게임전문업체에서 이르기까지일본의 대부분 전자업체들은 저마다 강점이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멀티미디어가전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특히 DVD를 내놓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멀티미디어가전사업을 펼쳐갈 계획이다.

그동안 DVD규격 경쟁을 벌였던 소니와 도시바,마쓰시타 등은 올 가을 DVD플레이어와 PC의 외부기억장치용 DVD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이들 업체는또DVD를 게임기,자동차용 내비게이션시스템 등에 탑재한 제품을 개발해 DVD세계시장의 선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소니와 파이오니아 등 일본의 AV업체들은 업체들은 또 올 상반기중으로 마련될 차세대 CD규격에 맞춘 디지털오디오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업체들은 이밖에 미국과 유럽의 미디어 및 부품업체들과 함께 디지털TV 개발에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지역의 전자업체 가운데 필립스 등이 극히 일부 업체를 빼면DVD와 디지털TV 등 주요 멀티미디어가전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거의 드믈다.

유럽과 미국 업체들은 일본업체에 비해 멀티미디어가전관련 하드웨어사업보다 넷워크망,정보통신단말기 등과 소프트웨어 사업에 관심이 높다.무엇보다디지털신호처리(DSP) 등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부품기술의 판매에 주력하고있다.

일본업체들도 멀티미디어가전 관련 핵심기술을 상당히 축적한 상태이지만일부 핵심 부품 기술에서는 유럽과 미국 업체에 의존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멀티미디어가전시장은 하드웨어의 경쟁력이 높은 일본업체와 관련 원천기술을 쥐고 있는 일부 유럽업체가 주도하는 양상으로 전개될전망이다.여기에 최근 한국의 가전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기존 AV기기의 대안으로 멀티미디어가전사업을 적극 육성키로 하고 반도체에서 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 업체에 비해 멀티미디어가전의 원천기술의 확보나 세트의가격 경쟁력 등에서 얼마간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경쟁력이 대등한 부문으로 고작 생산제조기술 정도만이 언급될 정도다.

그런데 우리 가전업체들은 일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부품에서 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전자업체라는 잇점을 갖고 있다.특히 우리가전업체들은 외국의 부품 및 정보통신업체들과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최근 몇년동안 상당한 기술축적을 이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우리 가전업체들이 DVD와 디지털TV 등 주요 멀티미디어가전제품을 일본업체들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상품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려놓았다.

초기 멀티미디어가전시장에서 국산 제품은 일본 등 경쟁국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얼마간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DVD의 경우 일본 가전업체들은 최근DSP칩 등 관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구미 부품업체에 한국업체에 공급하는가격을 높게 책정토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한국제품은 시장 초기에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앞으로 국산 제품의 생산물량이 확대되고 제품력이 강화되면 사정은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미디어가전 세계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전자업체들의 각축전은 이미시작됐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