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교환기만큼 지역 패권과 연관을 지니고 있는 품목도 드물다. 교환기 개발에는 무려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만큼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의 바탕 위에 세계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통신업체들이수십년간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주도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루가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정보통신분야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실로 아니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들의 이같은 시장 지배의 틀을 변화시킨예도 적지 않다. 뉴질랜드텔레콤은 선진 교환기업체들보다 개발분야에서는한수 아래인 점을 감안해 수십년간 표준화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계 굴지의 통신업체가 뉴질랜드 시장을 공략해도난공불락의 이들의 공격을 표준화 체계를 마련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국산 전전자교환기인 TDX역시 개방화의 바람을 타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예다. 러시아를 비롯해 동유럽.중국.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TDX수출에 나서 이제는 상당수에 이르는 지역에 TDX 깃발을 꼽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직도 세계 교환기시장은 지역 패권의 룰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AT&T사가 끈질기게 최신형 교환기의 대한 진출을 추진해 최근 성사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인 셈이다. 통신시장의 전면적인 개방을 앞두고 이같은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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