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MSN"전략 왜 포기했나

지난해 "윈도95" 발표 때까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와인터네트 병입전략을 분명히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침내 인터네트중심으로 전략을 통합하고 이 분야 선발업체인 네트스케이프의 맹추격에 나섰다.

MS의 네트스케이프 맹추격 양상은 크게 기존 MSN을 인터네트분야에전략적으로 통합하는 것과 네트스케이프를 능가하는 소프트웨어제품군을 발표하는 것의 2가지 갈래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제품 분야에서는 눈깜짝할 사이 인터네트 표준을 장악해버린 네트스케이프를 따라잡기 위해 운용체계(OS).사용자 인터페이스(UI).클라이언트서버(CS)분야 등 그동안 축적해놓은 노하우를 총동원하는 제품개발 및마케팅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MSN의 인터네트 통합은 사실상 이 사업의 포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MS는 MSN을 존치시키되, 일종의 인터네트용 게이트웨이 역할로 그 운용목적을 급선회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MS의 네트스케이프에대한 맹추격과 더불어 관련업계와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도 바로이 부분이다.

MS가 차세대 정보통신환경 주도전략의 선봉일 것처럼 보였던 MSN을포기하면서까지 인터네트에 사역을 모으기로 한 것은 75년 창업이후 20여년동안 견지해온 이 회사의 기본 기업전략에서 출발한다.

바로 "수용과 확장(Embrace& E.tended)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Add Value)"이라는 전략이다. 즉 남의 장점이나 업계 표준은 받아들이되, 여기에MS의 노하우를 첨가하여 새로운 표준을 주도해나간다는 것이다.

MS의 이번 인터네트 통합전략도 과정이야 어떻든 최종 승자, 즉 누가 업계표준을 장악할 것인가가 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개발언어 "자바"를 수용키로 한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보다 크게는 이번처럼 MSN의 실패를자인하고 인터네트라는 배에 함께 동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MS는 "윈도95"발표 때까지만 해도 네트스케이프의 실체를 인정하지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 MS관계자들은 "인터네트 시대가오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고 실토하고 있다.

"윈도95" 발표 당시 공개한 MSN사업방향을 보면 MS는 인터네트와 차별성이 분명한 MSN방식의 온라인서비스를 우선으로 공급할 계획을 갖고있었다. MS는 또 당시 인터네트 열기를 과소평가해 MSN을 통한 인터네트접속은 96년 6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발표도 곁들인 바 있다. MS는 그러나 MSN서비스를 시작한 지 1백여일 만인 지난 12월 7일 이 사업이 "오판"이었음을 자인하는 대규모 전략세미나를 갖고 뒤늦게 인터네트 및 인트라네트(기업 인터네트)에 대한 강력한 사업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때 MS는 예상보다 빨리 인터네트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인하고 클라이언트서버에 기반하는 일련의 인터네트 및 인트라네트 제품군 발표계획을 전격적으로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 당시만 해도 MS는 MSN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치지는 않았다.

MS가 MSN 전략포기를 공식화한 것은 이달초 개발담당 로저 하이넨 수석부사장이 NBC 등 ICP들에게 MSN용 홈페이지 저작도구의 개발 중단을 정식 통보한 시점이다. MS는 당초 "블랙버드"라는 암호명으로 MSN용저작도구를 개발한 뒤 이 제품을 토대로 인터네트용 저작도구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MS는 현재 베타테스트중인 "블랙버드"의 MSN 버전 개발을 중단하고 인터네트 버전인 "인터네트 스튜디오"의 출시를 앞당기기로함으로써 처음으로 MSN사업의 포기를 내비친 것이다.

MSN의 방향선회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표현방법을 놓고 MS가 고민해왔던 것은 물론이다. 기업이미지 실추 등 직결되는 득실계산이 따랐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고민은 지난 7일 한국법인 (주)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그대로 나타났다.

(주)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아직도 미본사에서 MSN을 "포기했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MSN사업이 인터네트를 통해 오히려 강화됐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인터네트 사업책임자인 박준모이사는"기존 인터네트의 경우 ICP에 대한 통제가 어렵고 보안유출 및 정보의신뢰성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게이트웨이로서 MSN은 "이들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이를테면 백화점 관리방식의 인터네트가될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박이사는 또 MS가 앞으로 신뢰성을 가진 ICP를 발굴, 검증을 거친 다음MSN에 등록케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인터네트환경을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MSN의 방향선회는 선두주자인 네트스케이프를 공략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도려낸 자기살로 표현되고 있다. 이처럼 전열을 정비한 MS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네트스케이프를 공략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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