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중소 "부품협력" 긴요

제품의 소형.다기능.첨단화가 급진전되면서 핵심 부품과 관련 전자재료.소재의 비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어 국내 부품산업 공동화를 방지하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품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업체들은 핵심부품 및 재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동안 세트업체와부품업체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써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국내의 가파른 인건비 상승과 핵심소재의 대외의존에 따른가격경쟁력 문제 등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돼 후발업체의참여가 어려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과, 소재에서 부품까지 자급체제를 갖춘칩부품 등 일부 첨단 품목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국내 생산부품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부품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아직은 인건비 등제반 비용면에서 유리한 동남아 등 현지생산에 나서고 있으며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부품업체 가운데 중견 그룹과 맞먹는 외형을 자랑하는 간판부품업체인 삼성전기 등 부품 대기업들도 중장기 전략적 차원에서 칩부품 등첨단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생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부품업체들이 해외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은 국내시장이좁다는 측면도 있지만 일본을 등에 업은 중국.동남아 등 후발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이다.

실제로 릴레이의 경우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이 올해 컬러TV.냉장고.VCR에채용할 6백80만달러어치중 대부분을 일본.홍콩 업체들로 부터 구매키로 한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세트업체들이 외산 부품을 선호하는 것은 국산제품이 외산에 비해 비싼데다 특별히 가격경쟁력을 보완할 정도로 품질면에서 차별화되지도 못했기때문이다.

다른 범용부품이나 재료.소재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황은 크게다르지 않다. 국내 범용부품 산업의 공동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에 남아 있는 부품 전문업체들도 상당수가 해외이전을 준비중이거나 자금력을 갖춘 중견그룹 계열 대기업들에게 인수되는 추세다. 때문에중소.중견 부품업체들은 이제 외산과의 싸움은 물론 자금력이 앞선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까지 경계해가며 사업을 해야 하는 어려운처지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이제는 그동안의 세트-부품간의 협력체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부품대기업과 중소 부품업체간、 그리고 부품업체와 재료.소재업체간의 긴밀한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부품 전문업체 관계자들의지적이다.

부품업체들의 외형이 1조원이 훨씬 넘는 수준으로 대형화해가는 상황에서과거와 같이 모든 제품을 생산하려는 마인드를 갖기 보다는 비용 측면이나생산성 측면에서 중소 부품업체에 적합한 부품들은 과감히 중소업체들에게이전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시스템의 "부품"에 불과했던 부품 및 소재.재료들이 이제 일부에서는 시스템의 특성을 결정짓고 산업흐름을 좌우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산업적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내 부품산업의 총체적인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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