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영상산업을 이끄는 사람들-공윤 윤상철 위원장

멀티미디어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는 영상산업.

시장규모가 연간 2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국내 영상산업은 시장규모에 걸맞지 않게 아주 낙후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영상업계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일어났다.

21세기의 유망산업으로 여겨지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영상산업의 육성을 부르짖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영상산업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영상산업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관련기관과협회관계자들을 만나 신년구상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연윤리위원회는 예전과는 다른 위상을 갖게 됐다.

영상물에 대한 사전심의에서 수입허가권까지 갖게돼 영상산업계에 미치는영향은 실로 엄청나게 커졌다.

더구나 조악한 영상물로 인한 청소년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방파제역할을 맡고 있는 공륜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새로운 역할을 맡게된 공륜의 윤상철위원장을 만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난 한해를 되돌아볼때 공륜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여러가지 불미스러운일들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륜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지않나 생각됩니다. 공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공륜의 설립목적은 국민정서에 맞게 공연물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고조악한 공연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이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공륜의 위상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설립목적에 부응하고 국민들로부터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신뢰받기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선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봅니다. 따라서 전문위원회중심에서 상근위원회로 심의제도를 변경, 심의에충실을 기할 생각입니다. 또한 공륜의 심의결과를 존중해 주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와 함께 공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과거에는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규제를 해왔기 때문에 규제기관.검열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서 공륜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민정부 이후에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심의한 적이 없고 폭력과외설에 대해서만 규제를 해왔습니다. 이 부분은 세계가 공통입니다. 따라서공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생각입니다.

-올 한해 공륜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이신지요. 구체적인 사업계획이있다면.

*여러가지 사업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우선 심의에 충실을 기할 수 있도록3억원을 들여 노후됐거나 부족한 기자재를 보강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시중에서 나돌고 있는 새영상물 가운데 50%가량이불법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관과 합동으로보세창고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재 예산상의 문제와 문화체육부와의 협의가남아 있으나 역점을 두고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이문동으로 청사를 이전하면서 멀티미디어자료관을 개설, 현재보유하고 있는 1백40만건의 영상물자료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전시공간이 없어 활용을 못하고 있던 이같은 자료들이 공개되면 영상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사전심의제도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업계에선 심의원칙이 명확하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심의원칙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일인 것 같은데요.

*내부적으로 윤리강령과 심의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정된 물체가아니라 생명력 있는 물체를 심의하기 때문에 심의한 사람의 주관이 개입될수 있어 심의결과에 대해 다른 의견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신뢰성확보를 위해선 객관성과 보편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달안으로 심의기준을 재정비, 시대에 맞지않는 기준을 현실에 맞춰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정한 원칙은 반드시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사전심의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선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난 89년에 무대공연물에 대한 사전심의제가 폐지됐고 올 7월부터는 가요음반에 대한 사전심의가 없어집니다. 현재 영상물만 심의하게 됐는데 이부분도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물이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사후에 규제하기엔너무 늦습니다. 따라서 사전심의는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영상물에 대한 심의는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의기구의 주체에 있어 "민간기구" 혹은 "반관반민기구"로 할 것인가를 놓고 말들이 많은데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여러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예산과 여건이 성숙된다면 심의기구는 민간자율기관으로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심의결과도 삭제심의보다는 등급심의로 가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영세제작업체가 많은 현실에서 공륜예산을 심의료에 의존하는 것은 업계에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공륜의 예산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지.

*순수민간기구라면 심의료만을 가지고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관반민기구로 남아있는 한 심의료의 비중을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40%정도를심의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예산과 공익자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심의료의 조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심의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정보통신부.문체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공륜의 입장은 무엇인지.

*지난해 새영상물의 심의를 놓고 정통부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심의가 분산되고 있는 것은 매체가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로항상 이 부분의 조정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영화를 방송매체에서 방영할경우 방송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여러기관에서의중복심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기구통합단계가 오면 별문제겠지만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공륜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실계획이신지요.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료관활용과 함께 국민들의참여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올해부터 공륜포럼을 월 1회씩 갖고 계몽활동을 펴는 한편 전국에 걸쳐 "모니터링제도"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영상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해 영상물에 대한 정보를상호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줄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대외홍보를 신경쓰지 못했는데 국민들과 좀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입니다.

<원철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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