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의 단말기 유통업 진출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제조업체와 일선유통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한국이동통신이 정부로부터 유통사업권을 획득, 휴대전화의대량구매와 판매에 나설 경우 시장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과 특히 제조업체 차원의 가격통제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또 일선 유통점들은 휴대전화의 대량구매를 전제로 일선 대리점보다 상당히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한국이동통신이 서비스 수요확산을 노려일선 위탁대리점에 구매원가 수준으로 제품을 유통시키게 되면 이들 위탁대리점과 경쟁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관계전문가들은 한국이동통신의 저가구매와 저가공급이 대리점 등 일선 유통점들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유통체계가 와해되면 제조업체의 공급체계도 유통점에서 서비스사업자로 집중돼 자연스럽게 OEM 공급선으로 전락할 것으로보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업계의 이같은 우려와 관련, "기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유통업 진출은 단말기 보급확대를 위한 "채널구축"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이동통신은 가격이 급변하는 현 시장구조상 자금부담을 우려한 일선유통점들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도 가격문제로최근 출시되고 있는 CDMA겸용단말기의 취급을 꺼리고 있어 수요가 촉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수요부진은 3년전부터 CDMA단말기를 개발해온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 등 제조업체들의 제품양산을 미루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체에 대량발주를 낼수 있는 수요 주체가 필요하고 자금부담이되더라도 이같은 역할을 서비스사업자가 담당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유통업 허가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이동통신측의 주장이다.
한국이동통신은 유통업 허가신청 이유가 CDMA단말기 보급확산에 있기때문에 아날로그 단말기 판매는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보급확산이 이뤄지면이같은 역할이 필요치 않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쯤 되면 관계부처의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조업체와 일선 유통점들은 이같은 주장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의 유통업 진출이 허가되면 신세기이동통신의 유통업 진출을막을 명분이 없어지고 따라서 서비스사업자간 가입자 유치경쟁은 유통업의확대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사업자들의 주요 수입원이 가입자들의 사용료라는 점이다. 청약비 인하가 결정된 마당에서 서비스사업자입장에서는 단말기 가격이 낮을수록 가입자 유치에 유리하다. 따라서 서비스사업자의 유통업 진출로 저가구매와 저가공급이 가능하면 그만큼 가입자를많이 확보할 수 있고 수익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단말기 판매에 대한 수익은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두 서비스업자의 경쟁이 과열되면 오히려손해를 감수한 출혈판매까지 치닫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조업체와 유통점들이 우려하고 있는 유통체계 와해가 현실로나타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이동통신의 유통업 진출을 위해 현실을 무시한 작위적인 분석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관계부처의허가가 기존 유통업체들과 제조업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없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한국이동통신의 유통업 진출에 대한일선 유통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다.
<박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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