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산업분야로는 정보통신산업 못지 않게 유통산업이유망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이 정보화시대의 뼈대를 구축하는 기간산업이라면 유통산업은정보화시대에서 창출되는 풍족해진 "사회적 부"를 다양한 소비욕구로 연결시켜 주는 고리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부와 유통산업의 관계는 인간본성의 하나인 식욕과 배출욕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올해 유통시장 완전개방이라는 도전과 지난해부터 불기시작한 유통산업 구조개편이라는 응전의 바람을 타고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유통시장에 앞다투어 진출했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만 봐도 유통산업에대한 기대가 얼마나 높은가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유통업에 신규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대기업들은 또한 한결같이 신규통신사업자의 후보군에도 대부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대기업 위주의 국내 경제구조상 21세기 유망산업인 정보통신분야와 유통분야에 대기업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보통신산업과 유통산업의 교집합이랄 수 있는 전자분야 유통산업은앞으로 그 어느 분야보다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타분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축소되는 산업구조의 흐름상 이 분야의 유통이 유망산업으로 부상하지 않을 수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전자전문양판점이나 할인매장의 거센 바람은 이같은추세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으로는 세진컴퓨터랜드의 돌풍을 들 수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도저히 깨지지 않는 거대한 바윗돌같은 메이커 전문점(대리점) 위주의 획일화된 국내 컴퓨터 유통산업구조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면서 양판점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컴퓨터 유통시장은 세진의 발빠른 행보가 거듭되면서 기존 업체들의 변화를유도, 그 어느 분야보다 할인점 내지 양판점의 발전을 선도해가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가 장차 종합브랜드를 갖춘, 중저가판매를 지향하는 컴퓨터전문양판점이라면 소프트라인.소프트타운 등은 컴퓨터전문 가격파괴점으로서국내 컴퓨터 유통산업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소프트타운은 해태와 M&A를 성사시키면서 대형화의 기틀을 마련, 향후컴퓨터전문 디스카운트스토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컴퓨터분야뿐 아니라 가전분야에서도 전문양판점의 부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전자유통이 운영하는 "전자랜드리", 한국신용유통이 운영하는 "하이마트", 뉴코아가 운영하는 "전자월드"의 눈부신 성장이 그것이다.
전자랜드와 하이마트, 전자월드는 세진컴퓨터랜드 못지않게 전국 각지에매장을 잇달아 개설, 가전양판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세진컴퓨터랜드와는 달리 가전뿐 아니라 컴퓨터분야로까지 품목을 점차 확대하고 있고 부분적으로 통신단말기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전자랜드.하이마트.전자월드 이 트로이카는 장차 가전.컴퓨터.통신품목을종합적으로 취급하는 전자전문 양판점으로서 성장이 기대된다.
유통산업 구조개편과 유통시장 개방이라는 커다란 변화의 틀속에서 일어나고있는 전자전문양판점의 도입과 발전은 거부할 수 없는 추세이자 필연적인결과물로 보인다.
이는 60년대이후 2차산업 육성정책에 밀려 낙후된 국내 유통산업이 유통시장개방이라는 보호막 제거로 당면하게 될 해외 유통업계의 국내 진출이라는변화의 바람속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4년 일대 핵폭풍을 일으킨 프라이스클럽의 탄생이 그것이다.
미 프라이스클럽과 신세계백화점이 제휴해 도입된 종합디스카운트스토어인프라이스클럽은 백화점 위주의 유통시장 구조에 식상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유사한 신업태의 도입에 봇물을 터뜨렸다.
프라이스클럽과 동일한 회원제 종합디스카운트스토어인 킴스클럽, 비회원제인 E마트가 잇달아 선보였고 이들 디스카운트스토어는 가격파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켜며 백화점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들 종합 디스카운트스토어는 어김없이 전자제품 코너를 마련, 가전에서부터 컴퓨터.통신단말기 등을 기존 대리점이나 백화점보다 차별화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종합디스카운트스토어는 전문양판점만큼 전자유통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지못하고 있지만 전자시장 규모가 확대될수록 전략적으로 이 품목의 취급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여 결코 무시할수 없는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의 발달로 탄생된 홈쇼핑도 21세기에 촉망받는 유통 신업태로 각광받고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카탈로그통신판매와 아직 이용자들이 제한적인 PC통신홈쇼핑이 도입돼 활기를 띠지 못했던 홈쇼핑사업은 지난해말 본격 개시한 케이블TV 홈쇼핑의 도입으로 향후 유통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예상된다.
방송이라는 엄청난 파워를 매개체로 하는 TV홈쇼핑은 케이블TV 전송망이전국적으로 확대되고 가입자가 늘수록 매장을 통한 유통과는 또 다른 유통채널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홈쇼핑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양방향통신.멀티미디어통신이 실현될경우 매장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기술력으로 보완하고 멀티미디어.양방향이라는 응용력이 무한한 통신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판매기법을 창출해낼수 있어 유통산업의 꽃으로 활짝 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계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유통산업의 선진국으로 국내 신업태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디스카운트형 전문점이 여러 신업태중에서도 가장 성장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자제품전문점인 서킷시티(Circuit City)는 지난 92년 한해동안 무려 27개의 대형점을 개점하는 등 연평균 17.9%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탠디(Tandy)사는 이미 지난 92년 매출규모가 46억8천만달러에 달하는 거대업체로 발돋움했다.
전자산업의 왕국이자 디스카운트스토어가 가장 잘 발달돼 있다는 일본의경우 전자전문 디스카운트스토어가 종합디스카운트스토어보다 규모나 영향력이높을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키하바라(추엽원)가 세계적인 전자전문 양판점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지난 92년을 기준으로 전자전문양판점들의 매출규모가 이업계의 수위를 독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가전.AV.카메라 등 전자제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요도바시카메라.코지마.빅카메라가 디스카운트스토어 매출순위에서 나란히 4위부터 6위를 차지했으며 OA기기 전문점인 소후맛부가 9위, 가전.AV.카메라를 판매하는 도이카메라가 12위에, 그리고 OA전문점 스텝이 15위에 각각 랭크됐다.
종합디스카운트스토어와는 달리 아직까지 미국 일본 등 전자전문 양판점은국내에 상륙하지 않고 있어 이들 전문양판점의 영향력을 미리 점치기는 어렵지만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태동되고 있는 전문양판점 내지는 디스카운트스토어가 취약한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대기업들의 대리점망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볼 때 이들이 상륙한다면 지대한 파급효과를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전자제품은 수입선 다변화품목에 묶여 있는데다 해외 유통업체들의 직접 진출마저 허용되지 않아 이들이 국내에 진출한다 해도 제품력이나매장력에서 구조적 한계성을 지녔기 때문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게사실이다.
지난 80년대말 서울전자유통과 제휴해 국내시장에 진출했던 미 컴퓨터랜드사가 몇년 안돼 철수해버리는 기현상도 초래됐었다.
그러나 수입선 다변화품목이 점차 해제되고 매장규모에 관계없이 직접 진출이 가능해진 올해부터는 해외 전자전문양판점이나 디스카운트스토어의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해태그룹을 비롯한 한솔그룹등 중견 그룹사들이 국내에서 자생한 전자전문양판점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대우통신도 세진컴퓨터랜드를인수, 컴퓨터 전문양판점사업에 나서는 등 이 시장 또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뿐 아니라 정보통신에 신규참여를 서두르고 있는 대기업들과기존 전자제품 메이커들까지도 장차 독자적으로, 또는 해외업체들과의 제휴등을 통해 전자전문 유통사업에 앞다퉈 나설 공산 또한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국내외 대기업들이 국내 전자유통시장을놓고 한판승부를 가릴 태세이며 이에따라 유통구조 또한 획기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전자전문 양판점과 디스카운트스토어가 가장 발빠른 성장을하고 있고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양판점과디스카운트스토어가 21세기의 전자유통분야의 신업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경제의 성장, 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점차 소비패턴이 고급화.편리화.간소화되어 가면서 이에 발맞춰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던 새로운 형태의유통채널도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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