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PC통신 토론방-보신탕에서 성경까지..

또 다시 한해에 "마침표"를 찍는 계절이다. 새로운 한해를 맞기에 앞서 지난한해를 되돌아보는 행사나 모임이 분주하다. 매년 그렇지만 올해는 특히많은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뉴스가 많았던 한해였다. 뉴스가 많은 만큼 PC통 신상의 토론광장도 "의견"을 표시하려는 이용자들의 공방으로 항상 뜨거웠다. 올해 PC통신의 토론광장을 장식했던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주>PC통신을 흔히 전자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중요한 매체라고 말한다. 실제로 PC통신의 플라자난이나 토론광장에는 매일 수백개의 다양한 의견 들이 올라온다.

의견의 대표성이나 표출방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의견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스페이스"의 이슈는 바로 "현 실사회"의 이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올해 토론광장을 뜨겁게 달군 주제 들을 돌아보는 것은 95년의 새로운 마침표를 찍는데 큰 의미가 있다.

새해초부터 사람들을 긴장시킨 일은 나라안에서가 아니라 밖에서 일어났다. 수많은 사상자와 재산피해를 낸 일본 고베지진이 바로 그것.

일본의 지진발생은 그것만으로도 큰 뉴스였지만 사상 유례없는 지진을 대하는 일본인들의 태도는 더욱 큰 뉴스거리였다. PC통신의 토론방에서도 고베 지진사건과 일본인들의 태도에 대한 토론이 열기를 띠었다. 모든 것을 앗아 간지진에도 불구하고 침착함과 질서를 잃지않는 일본인의 태도에 대해 경의를표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한국인이 방화를 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데대한 분노의 표시도 많았다.

다음으로 토론방을 달군 이슈는 한 신문사에 전개한 캠페인과 프랑스에서 날아온 한장의 편지였다. 조선일보는 광복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이승 만과 나라세우기"란 컬럼을 연재했다. 이 연재는 비교적 젊은 층들이 많은 PC통신이용자들에게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한동안 토론방은 초대대통령인 이승만에 대해 어떤 역사적 평가를 내릴 것인가하는 토론으로 뜨거웠다.

3월에는 프랑스의 한 유명여배우가 "보신탕을 먹지달라"는 편지를 청와대 앞으로 보내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PC통신의 토론방에는 개를 먹는식 생활에 대한 찬반논쟁이 팽팽하게 전개됐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종교에 관한 토론이 높은 참여율속에서 전개됐다. 하 이텔에서는 "성서의 모순에 관해"란 제목으로, 천리안에서는 "기독교에 관해토론합시다 란 제목으로 개설된 이 토론에는 각각 1천4백70건, 6백86건의 많은 의견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가 개인적인 "의문"에서 제기한 이 주제는 각 성서에 대한 해석논쟁으로 비화, 오랫동안 토론란을 메웠다.

"잔인한 달"이라는 4월에는 다시 사건 사고의 악몽을 되살리는 일이 일어 났다. 대구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사건의 기억 이채 사라지기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에 하이텔.천리안 등 PC통신 토론방에는모두 4천개 이상의 의견이 올라왔다.

가스폭발사고처럼 많은 의견수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토론주제를 만들어낸 사건은 자제제선거다. 특히 이용자들은 서울시장후보들에 대해 많은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자자제선거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용자들은 삼풍백화점 붕괴란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접해야 했다. 1천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 화점사고에 관한 토론방은 올해 가장 인기있는 토론방이 됐다. 무려 석달여 동안 계속된 이 토론방에는 매일 놀라움과 분노, 반성과 비판, 미담과 안타 까움을 전하는 토론자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무상 쌀지원", "2002년 월드컵개최의 타당성", 성희롱판결 "한국통신에 대한 공권력 투입" 등도 참여도가 높은 토론주제로 떠올랐다. 해외주제로는 "프랑스의 핵실험" "O J 심슨의 재판" 등이 비교적높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하반기 들어서 특별한 이슈없이 진행되던 토론광장은 다시 정가소식에 초점이 모아졌다. "김대중씨의 정계복귀와 신당 창당"이란 주제의 토론방은 많은의견이 제시되면서 석달이상 계속됐다. 이와 함께 "중앙박물관 존속여부", "일본음악의 청취" "한약분쟁" "윈도즈 95" 등도 관심이 많은 토론방중 하나였다. 10월 들어서는 한 대중가수의 노래가 관심주제로 부상했다. 10대들은 물론일반인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킨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중 시대유감이 란 노래의 가사가 공륜심의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PC통신이용자들의 대부분이 젊은 층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주제의 토론방 이 활기를 띠더니 급기야는 "시대유감가사부활서명운동"과 공륜폐지서명운동 까지 벌어졌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모든 통신망에서 1천여건이 넘는 의견이 올라와 서태지와 아이들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 토론방도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파문앞에서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어 "김대중총재의 20억 비자금 수수"가 도마위에 올랐고 제4공화국과 코리아게이트" "민자당의 5.18특별법 제정방침발표" "전두환씨 의소환거부" "최규하 전대통령의 침묵" 등이 토론주제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 을얻었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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