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극장가에 장편 애니메이션(만화영화) 바람이 거세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방학특수를 겨냥해 국내외에서 제작한 4편의 애니메이션이 12월과 내년 1월사이에 일제히 개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헝그리베스트5" "홍길동" "아마게돈" 등 국내에서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3편과 애니메이션왕국인 월트 디즈니의 야심작 "토이스토리"가 바로 그 작품들. 4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거의 같은 시기에 극장가에 쏟아져 나오는 것도아주 드문 일이지만 겨울방학과 연말연시가 겹친 극장가 최대 대목에 애니메이션이 시내 주요 개봉관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격전 D데이는 다음 주말인 23, 24일.
초.중.고등학교가 겨울방학에 돌입하는 23일 허리우드극장과 서울극장에서 "헝그리베스트5"와 "토이스토리"가 각각 개봉되며 다음날인 24일엔 한국종합 전시장(KOEX)에서 "홍길동"이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어떤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고 실패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난5 8일 사이에 잇달아 열린 시사회를 지켜본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들 3작품 모두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3작품이 같은 시기에 개봉됨에 따라 관객이 한쪽으로 몰릴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어 애니메이션 제작관계자들은 다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듯하다. 특히 "홍길동"과 "헝그리베스트5"는 월트 디즈니의 "토이스토리"와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애니메이션 작품간의 홍보 및 관객 끌어모으기 경쟁은 그 어 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내년 1월13일을 개봉예정일로 잡아놓고 있는 "아마게돈"은 다소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작년에 "블루시걸"의 실패로 한동안 애니메이션이 관객들에게 외면 당했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아마게돈"의 흥행성공여부도 어쩌면 앞서 개봉된 "헝그리베스트5"나 "홍길동" 등 국내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들의 흥행성적에 의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아마게돈"측도 부담감을 안고 있는입장이다. 이처럼 영화제작사들이 개봉 D데이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반면에겨울방학을 앞둔 학생 및 청소년들은 모처럼 볼 거리가 풍성해진 연말연시 극장가에서 어떤 작품을 먼저 볼 것인지를 놓고 즐거운 고민이 한창이다.
TV연예정보 프로나 각종 연예.영화관련 신문 및 잡지, 그리고 새로운 홍보 매체로 떠오른 PC통신망을 통해 겨울방학에 개봉될 이들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이들의 발걸음이 어느 극장으로 향할지 벌써부터 귀추 가주목된다. <>헝그리베스트5 영프로덕션이 창립작품으로 20억원을 들여 제작한 "헝그리베스트5"는 이규형글 허무영 그림으로 스포츠서울에 93년부터 94년 4월까지 24개월간 연재 했던 동명만화를 영화한 작품.
특히 21권의 단행본으로도 완간된 이 작품은 권당 10만부 이상 출간, 최소1백만명 이상의 독자층을 확보한 국내 창작 만화의 베스트셀러로 어린 학생 들부터 청소년 및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이 작품은 대학 농구 최하위팀인 한빛대 농구팀에서 각기 개성이 다른 5명 의선수들이 우여곡절 끝에 뭉쳐 그들만의 독특한 훈련방식인 "천국훈련"을 끝낸 후 최강팀인 한강대를 꺾는 과정을 그렸는데, 개봉기간과 농구시즌이맞물려 있어 농구 붐이 흥행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작품은 영화 "청춘스케치"의 이규형감독과 "밀림의 왕자 레오"를 연출 한우이 다카시 감독이 참여한 한.일 공동작품이며, 영화음악은 한국방송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안지홍씨가 담당했다.
아마게돈 다음달 13일 개봉될 장편 애니메이션 "아마게돈"은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현세와 방송작가 출신의 김혁씨를 주축으로L G전자.엘렉스컴퓨터.한글과컴퓨터.신씨네.미리내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업들이 25억원을 공동출자해 만든 작품. 이 작품은 만화 아마게돈 의 원작자인 이현세가 총감독을 맡은 것을 비롯해음반기획자 박문일 씨가 손무현.박강영씨 등 국내 최고 작곡가 그룹과 손잡고음악부문을 담당하는 등 영화제작과 관련된 모든 작업에 순수 국내 인력만을활용했다.
특히 이 영화엔 제로원픽쳐스에서 "쥬라기공원"에서 사용했던 컴퓨터시스템인 실리콘그래픽스시스템을 활용, 종래 만화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9분여 에걸친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영상을 담았다.
또한 이 영화의 모든 미술작업과 더불어 관련 캐릭터 디자인 개발은 매킨 토시 컴퓨터로 이루어져, 이른바 "붓 없는 미술" 작업실현에 눈길이 쏠렸다.
이 작품은 서기 2157년 외계인군단의 침입으로 지구가 정복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때까지 숨어서 지구인을 돕던 해저인류 "엘카"가 나타나, 초자아 컴퓨터의 도움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인물로 "1995년의 오혜성"을 지목, 외계인과 지구 마지막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을 90분간 흥미진진하게그렸다. 홍길동 연극인 윤석화가 이끄는 돌꽃컴퍼니가 28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30년 만에부활시킨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67년 고신동우화백이 당시 소년조선일보에 연재하던 "풍운아 홍길동"을 그 형인 신동헌감독이 국내 최초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1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파란을 일으켰던 바로 그 작품이다.
30~40대의 기억에 남아 있던 "홍길동"이 95년 현재 신동헌감독의 총지휘로 "드래곤볼 Z"를 연출했던 야마우치 시게야스 감독의 자문을 얻어 다시 제작 된 것이다.
이 영화의 음악부문을 맡은 작곡가 김동성씨는 1년여 동안 이 영화만을 위해짧게는 6초에서 길게는 3분이 넘는 40여곡의 음악을 새로 작곡해 관심을모았다. 조선시대가 배경인 이 작품에는 특히 단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곱단이의 의상이 눈길을 모으고 있는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라는 점에서 아이 들에게 시대고증에 철저한 한복을 보여줌으로써 교육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돌꽃컴퍼니는 해외협력사인 NDF를 통해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지 역에 이 작품의 판권을 판매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 등 몇몇 유럽국가와도 판권계약을 체결, 우리 고유의 캐릭터인 "홍길동"을 세계 곳곳에 알릴 수 있는계기를 마련했다.
토이스토리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토이스토리"는 그간 수작업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과는 달리 3차원 컴퓨터 그래픽에 의해 탄생한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북미전역에서 개봉과 함께 놀라운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국의 주요 매스컴은 "극영화 1백년사에 기록될 가장 혁신적인 시도"라고 극찬했으며 이 작품의 흥행성공 요인으로 라이브 액션의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기술을 꼽았다.
시종일관 박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영화음악도 이 작품의 흥행성공 에한몫 했다는 평가다.
또 이 작품의 주인공 목소리는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톰 행크스가 맡아 목소리 연기로 또 한번 아카데미상에 도전해 눈길을 모으고있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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