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머금은 채 도르헤는 마니를 벨벳천에 싸더니 다시조심스럽게 가방 속에 집어넣는다.
"자, 고비씨, 뭐 보이는 것 좀 있던가요?" 눈을 반짝거리며 도르헤가 묻자 고비도 조금씩 현재로 돌아오며 순간을 음미한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탄트릭스 버전 몇이라고 하셨죠?"도르헤는 웃음 을 터뜨린다.
"4.2입니다." "뭔지는 몰라도 하여튼 굉장하더군요." 고비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면서 그 티베트의 라마를 쳐다본다.
"그걸 돌리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도르헤는 다시 웃는다.
"다 팔목에 달렸습니다." "여행치곤 대단한 여행이더군요." 고비는 눈을 비빈다.
"알겠습니까, 고비씨? 선생하고 나는 숙명적으로 같이 일하게 되어 있는거요. 이미 오래 전에 정해진 일인 것이오." "정말 믿어지질 않습니다. 그런데 그거 가능하긴 한 일입니까?" "아, 그 바퀴 말씀이군요.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한 말 아시죠? "아르 주나, 우린 많은 생을 살아왔다. 나는 그 모든 걸 기억하지만 너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에는 고비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요. 그럴 수도 있겠죠." 그리고는 다시 심각한 얼굴이 된다.
"그래, 내가 뉴도쿄엘 가서 타시 누르부를 찾아내고 이 바이러스를 없애야한다는 거죠? 이 리미를……. 그런데 그걸 어떻게 없앤다는 거죠?" "간단합니다."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으며 도르헤는 무언가를 꺼낸다.
"이것이면 됩니다"하고는 날이 선 티베트의 단검을 고비에게 건네준다.
*"자, 시간이 늦었군요. 이제 댁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밖에 제 차가세워져 있습니다." 타라는 둘을 배웅하러 나온다. 맨발로 문밖으로 나와 팔짱을 끼고는 추운 듯몸을 떤다. 안개가 끼기 시작한다.
"조심하세요. 네?" "조심해야죠"하며 타라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선다. 그리고는 한쪽 뺨을 내미는 타라의 입술을 덮친다. 둘은 한동안 그러고 있다. 열정적인 키스는 아니지만 뭔가 따스함이 감도는 그런 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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